[이데일리 윤진섭기자] 8.31부동산 대책이란 대형 재료를 앞에두고 건설업체들이 잇따라 분양에 나서고 있다. 통상 대형 대책을 앞두고 건설업체들이 몸사리기에 나서는 것과는 정반대 움직임이다.
일반적으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앞에두고 투자자들은 관망세로 돌아서고 이를 감안해 건설업체들도 분양 시기를 미루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정반대다. 8. 31 대책이란 대형 대책을 앞두고 건설업체들은 오히려 대형 단지를 쏟아내는 등 공격적으로 분양에 나서고 있다.
29일 내집마련정보사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과 다음달 초에 전국에서 7개 단지의 청약접수가 시작되고, 9개 단지의 모델하우스가 오픈할 예정이다. 아파트 물량만 1만 가구에 달하고 단지 규모가 1000가구에 달하는 곳만 8곳에 달한다.
동일토건은 오늘 충남 아산시 풍기동에 33평~44평형 총 1456가구에 대한 청약접수를 시작한다. 30일에는 쌍용건설(012650)이 경남 김해시 장유면 신문리에 `쌍용스윗닷홈 장유 예가` 총 1272가구 중 1차분 29평~52평형 583가구의 청약을 받는다.
대책 발표일인 31일에는 풍림산업(001310)이 인천시 동구 송림동에 1355가구의 청약접수를 받고, 같은 날 우림건설도 충북 청주시 신봉동에 `우림필유` 33평~49평형 427가구의 청약접수를 진행한다.
다음달 초에도 대형 단지가 전국적으로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다. 2일에는 신창건설이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에 비바패밀리 34평~56평형 1210가구의 모델하우스를 오픈하고 우미건설도 전북 전주시 효자동에 369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같은날 포스코건설은 화성동탄에서 1226가구의 모델하우스를 오픈하고 대우건설(047040)도 대구시 달서구 월성동 `푸르지오` 30평~56평형 1824가구의 모델하우스를 오픈할 계획이다.
8.31 대책에도 아랑곳없이 신규 아파트를 대거 쏟아내는 것에 대해 건설업계는 이미 대책의 윤곽이 드러났고, 대책의 성격이 가수요를 잡겠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예전 대책은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돼, 대책에 따른 시장 판도를 가늠할 수 없어 건설업체 입장에선 분양을 미루는 등 상당히 소극적일 수 밖에 없었다”라며 “그러나 이번엔 주요 내용이 사전에 거의 다 나와, 시장에 미칠 영향과 건설업체의 대응책 등을 미리 세울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이번 대책이 가수요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실수요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라며 “실수요 위주 시장 재편은 건설업체들이 원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지난 주말 문은 연 전국의 주요 모델하우스에는 대책 발표에 아랑곳없이 많은 인파가 몰렸다.
청주 신봉동에서 26일 오픈한 `우림필유` 모델하우스에는 사흘 만에 1만8000여명의 인파가 몰렸고, 대전가오지구에서 개관한 풍림아이원에도 이틀 동안 4000여명이 찾았다.
1000가구의 대형 단지 분양을 앞두고 있는 신창건설 관계자는 "8. 31 부동산 대책이 메가톤급인 것은 분명하지만 보유와 양도에 대한 세금 강화 등이 대부분이여서 청약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차피 실수요자에 초점을 맞춘 만큼 대책에 상관없이 분양에 돌입하자는 게 회사의 방침"이라며 "대책을 고려해 분양을 미룰 경우 만만치 않은 금융 부담이 예상된다는 점도 분양을 강행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