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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대법원장 6년…'사법 관료화' Vs '사실심 충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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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석 기자I 2017.09.22 10:52:49

정치권·법조계도 설득 못한 상고법원…작년 5월 법안폐기
“상고법원 매달리다 중요한 일 못해…내부소통 아쉬워”
끝내 못 놓은 ‘고법부장 승진제’…사법관료화 부추겼다 ‘비판’
사실심 충실화·평생법관제 정착·회생법원 설치 등 업적

양승태 대법원장(왼쪽 세번째)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강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법원의 날 기념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양승태(69·사법연수원 2기) 대법원장이 22일 퇴임식을 끝으로 6년 임기를 마무리한다. 양 대법원장은 강력하게 추진했던 상고법원이 실패한데다 임기 막판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가 겹치면서 크게 흔들렸다는 평가다.

정치권도 법조계도 설득 못한 상고법원 설치

양 대법원장이 임기 중 가장 중점을 둔 사업이 상고법원 설치다. 상고법원은 대법원 처리할 상고심(3심) 중 단순한 사건만 별도로 맡는 법원이다. 상고법원이 설치되면 대법원은 사회적 파장이 크거나 판례를 변경해야 하는 주요사건만 심리하면 된다. 폭증하는 상고심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이다.

하지만 청와대 및 정치권의 분위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추진한 상고법원 법안은 지난해 5월 19대 국회 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정치권에서는 상고법원이 ‘고위법관 자리 늘리기’라고 지적했고 법조계에서도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 한다’고 반대했다.

양 대법원장이 상고법원에 매달렸던 2015년에는 원세훈 국정원장 사건 등 민감한 사건이 전원합의체에서 13대0 이라는 만장일치 판결이 나와 ‘대법원이 정치권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이 나왔다 또 상고법원 추진 과정에서 홍보에 지나친 예산을 사용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양 대법원장 임기 중 퇴직한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양 대법원장이 상고법원 설치에 지나치게 매달리다 중요한 일을 많이 놓쳤다”며 “특히 조직 내부와의 소통에 실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지난 7월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재판에 참석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끝내 못 놓은 ‘고법부장 승진’…1·2심 충실화 등 업적도

고등부장 부장판사 승진제도를 유지해 이른바 ‘사법 관료화’를 부추긴 점도 양 대법원장이 비판받는 부분이다.

지방법원 부장판사 뒤 고등법원 부장판사(차관급)가 되는 인사방식은 법원 내 유일한 승진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대법원장의 인사권을 비대화하고 결국 승진을 위해 대법원의 눈치를 보고 판결하게 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2011년 법원은 지방법원 판사와 고등법원 판사 인사를 ‘투트랙’으로 운영하고, 고법부장 승진제도를 2018년까지 점진적으로 폐지키로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양 대법원장은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다수의 판사들이 이에 실망해 법원을 떠나기도 했다.

수도권 지역 한 부장판사 “전임 이용훈 대법원장 때까지는 수평적 사법부, 법관의 독립을 위해 노력했는데 양 대법원장은 개혁의 성과를 후퇴시키고 사법 관료화를 촉진했다”고 비판했다.

양 대법원장은 임기 막판 ‘사법행정권 남용’ 및 ‘법관 블랙리스트 의혹’이 겹치면서 곤욕을 치렀다. 이로 인해 전국법관대표회의가 8년 만에 열리기도 했다. 양 대법원장은 법관회의 상설화는 받아들였지만 블랙리스트 재조사는 거부해 다시 비판을 받았다.

업적으로는 사실심(1·2심) 충실화를 위해 사실심 충실화 사법제도개선위원회를 구성하고 집중 증거 조사부를 도입한 점 등이 꼽힌다. △평생 법관제 도입 △회생법원 설치 △전원합의체 공개변론 생중계 등도 양 대법원장이 남긴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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