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횡무진' 주형환, 한·중 FTA로 '수출혈맥' 뚫는다

최훈길 기자I 2016.01.17 17:19:00

취임식 이전부터 수출현장 연일 강행군..직원 긴장도 ↑
"현장에 답 있다" 지론, ''한중FTA 공략-다각적 지원'' 정책
''나홀로 행보'' 아닌 파격적 정책변화 이끌지 관건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7일 오전 인천공항 수출화물 터미널과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을 방문해 통관·선적 과정을 점검했다.(사진=산업부)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취임식도 하기 전에 수출 현장을 찾아가실 줄 몰랐습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지론으로 의욕적으로 일을 추진하시는 것 같아 직원들도 연일 바쁘네요.”, “산업부는 FTA 같은 굵직한 현안이 최근엔 없고 기재부에 승진도 밀리다 보니 가위에 눌린 듯한 침체된 분위기입니다. 신임 장관이 이런 분위기를 깰지 지켜봐야겠네요.”

기획재정부 차관 시절 ‘불도저’로 불린 산업통상자원부 주형환 신임 장관의 행보가 연초부터 산업부 직원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주 장관은 지난 13일 취임하기도 전에 수출현장을 방문하는 등 종횡무진 현장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 활성화에 올인하겠다는 주 장관의 정책 행보가 막힌 수출 혈맥(血脈)을 뚫고 무기력해진 관가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관심이 쏠린다.

◇윤상직과 다른 주형환..취임식 전에 수출기업 방문

주 장관은 17일 오전 반도체 전문업체인 스태츠칩팩코리아와 대한항공 제1터미널,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을 연이어 방문해 수출을 독려했다. 인천공항은 우리나라 수출의 26.2%(2015년 기준)인 1381억달러 규모를 처리하고 있다. 주 장관은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고 “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계기로 중국발(發) 투자유치를 위해 입지, 세제 등 인센티브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주 장관은 다른 수출현장을 방문해서도 정책 지원을 강조했다. 주 장관은 지난 13일 취임식을 앞두고 경기도 부천시 오정산업단지 내 수출유망 중소기업인 ㈜흥아기연을 방문했다. 이는 2013년 취임식 다음 날 한국전력공사 ‘전력사이버안전센터’를 방문했던 윤상직 전 산업부 장관과 차별화 된 행보다.

이어 취임 둘째 날인 지난 14일엔 중국 수출 유망 품목인 유아용품을 생산하는 보령메디앙스를 방문해 “유망 소비재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에 총력을 다해 현재의 수출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5일에는 자동차, 바이오의약, 탄소섬유 등 신산업 8대 분야 기업 관계자들과 ‘융합신산업 분야 간담회’를 열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 대한 현장 의견을 들었다.

◇제조업 위주서 탈피..산업부 기존 정책과 차별화

주 장관이 그동안 방문한 기업은 주로 대중(對中) 수출 기업이다. 이는 수출 부진을 중국과의 교역을 통해 풀어보겠다는 복안 때문이다. 이경호 무역진흥과장은 “한중 FTA를 우선 활용해 투자를 활성화 하겠다는 게 정책 목표”라며 “기업인들을 직접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침체된 분위기를 띄우자는 취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수출품목·주체도 다각화하자는 주 장관의 정책 복안도 반영됐다. 강성천 산업정책관은 “그동안 산업부 직원들은 기업에 R&D 지원만 해주면 된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주 장관은 세제 등 종합적인 관점에서 사안을 바라봤다”며 “이제는 산업부가 제조업만 보는 게 아니라 소비재, 서비스 품목까지 폭넓게 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주 장관은 취임할 때부터 기존 산업부와는 다른 변화된 정책을 예고했다. 주 장관은 지난 13일 취임식에서 “새로운 수출 전략으로 수출부진을 근본적으로 타개해 나가겠다. 수출 시장·품목·주체·방식을 혁신하겠다”며 “R&D, 인력, 판로, 금융, 세제 등 모든 정책수단을 수출기업 육성 중심으로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15일 현장 간담회에서도 “관련 부서와 기관이 참여하는 기업 애로 해결 창구를 마련해 한 번에 해결하는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으로 주 장관은 경제제재 해제 이후 교역·투자 활성화를 위해 이란 현장도 방문할 계획이다. 정부는 우선 한·이란 경제공동위 등 양국 정부 간 정례적 협력 채널을 구축하기로 했다. 한국측 대표로는 주 장관이 내달 말이나 3월 초 열리는 경제공동위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수출·투자 활성화를 위한 바쁜 행보가 연일 이어질 전망이다.

◇장관 혼자 무리수? 주형환 “실질적 정책 만들겠다”

일각에서는 주 장관이 현 경제상황에서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의문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유가 하락 등 대외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수출현장을 찾는 행보 못지않게 기업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 등 실질적인 정책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 장관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경제가 어렵지 않고 대내외 환경이 녹록했던 적이 없었다”며 “다른 나라보다 늦춰진 게 있다면 마음을 다잡고 가고 앞섰던 부분은 신발끈을 조여 매고 가면 길이 있다”고 말했다. 주 장관은 “산업부는 업계와 접점이 되는 최일선 부처”라며 “현장의 애로사항을 우리가 적극적으로 듣고 전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정책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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