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경기 불황을 고려해 대형마트·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실속’과 ‘저렴’을 내세운 ‘알뜰형 선물’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반면 일부 호텔들은 초고가 선물세트로 명품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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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은 제수용으로 꼭 필요한 불고기와 국거리부위 등을 담은 정육세트를 10만원에 비교적 저렴하게 구성했다. 또 사전 기획을 통해 10만원대의 참조기 세트를 판매한다.
대형마트도 가격 경쟁력이 높은 선물세트의 물량과 품목을 작년보다 2배가량 늘렸다. 이마트는 8000원짜리 식용유세트 등 1만원 이하 선물세트 비중을 10~20%까지 확대했다. 롯데마트도 1만원대 실속형 혼합과일 선물세트인 ‘통큰 사과배 선물세트’ 물량을 작년보다 두 배 늘려 6만세트를 판다.
최춘석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경기 영향으로 작년 추석에도 저렴한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었다”며 “이번 설에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실속형 품목의 물량을 대폭 늘려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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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호텔 업계가 내놓은 단일 선물세트로는 최고가다. 이 상품은 전 세계적으로 50병만 한정 생산된 것으로 국내에는 3병만 들어와 그중 한 병을 인터컨티넨탈에서 내놨다.
인터컨티넨탈 호텔 관계자는 “최근 3년 동안 1년에 1세트씩 컬트 와인 세트를 선보인 결과 가격 대비 희귀성 덕분에 모두 판매됐다”며 “올해 역시 전문가들이 엄선한 상품인 만큼 애호가들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귀띔했다.
작년 설엔 6000만원짜리 선물을 구성한 롯데호텔도 3200만원 짜리 ‘루이 13세 제로보암 리미티드 에디션’을, 서울팔래스호텔도 약 500만원의 고급 선물세트 ‘코냑 루이 13세’를 선보인다.
불황에도 호텔 선물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데다 호텔의 특성상 개인적 취향에 맞는 맞춤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주류의 경우 소믈리에나 사케 전문가가 선물받는 사람의 성향에 맞춰 제품을 추천하는 등 햄퍼(바구니)세트 제작도 가능해 ‘맞춤형 선물’로 인기가 높다.
그랜드 앰배서더 호텔 관계자는 “백화점 등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비쌀 것 같다는 편견과 다르게 꼼꼼히 따져본다면 충분히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초호화 선물을 판매하는 특급호텔의 행태가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비판이 일면서 일부 호텔들은 명절 선물과 관련해 외부 노출을 삼가는 분위기다.
한 호텔 관계자는 “최근들어 VVIP에게만 제공되는 선물세트 팜플렛은 일반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일반화됐다”면서도 “불황을 감안해 지난해와 비슷한 가격대로 상품을 구성하는 등 상품 종류도 두 배 가까이 늘려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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