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월가 예상치에는 크게 밑돌았다. 월가 전문가들이 예상한 애플 주당순이익(EPS)은 7.39달러, 매출액은 296억9000만달러였다. 이 때문에 애플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6%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이는 아이폰 판매 부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이번 분기에 아이폰을 1707만대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2000만대에 못 미친 수치다. 아이폰은 애플 연간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주력 제품이다.
회사측은 아이폰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한 이유에 대해 "신제품 출시 기대감에 고객들이 기존 제품을 외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피터 오펜하이머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신제품 아이폰5와 아이클라우드가 곧 출시된다는 루머가 6월부터 나오면서 새 모델을 사겠다는 대기심리로 기존 아이폰 판매가 부진했다"며 "그나마 회사가 전망한 수치보다는 좋았다"고 설명했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도 신제품 아이폰4S에 대한 시장 반응이 좋다고 소개하면서 크리스마스 등 연말 휴가 시즌에 강력한 모멘텀을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월가에서도 이번 결과에 대해 부정적으로 볼 것만은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브라이언 마샬 ISI그룹 애널리스트는 "시장 점유율이 성장이 둔화됐다기보다 잠시 쉬는 단계"라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올 들어 매번 월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선전을 계속 해왔던 애플로서는 잡스가 세상을 떠난데 이어 어닝 서프라이즈마저 제동이 걸렸다는 사실이 왠지 불안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구글에 이어 삼성전자와 아마존 등 신흥 강자들의 도전을 받아야 하는 등 갈수록 모바일 시장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7~9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삼성전자(005930)에게 처음으로 판매대수에서 밀린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판매 대수를 공개적으로 내놓지 않지만, 업계에 따르면 지난 4~6월에 1900만대 판매했으며 7~9월에는 2000만대 이상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웨어 시장 면에서 구글에게 밀린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점이다. IDC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애플 운영체제(OS) iOS가 27%를 기록한 반면 구글 안드로이드 OS는 54%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마이클 오뷰초스키 퍼스트엠파이어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애플이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란 일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은 매우 현실적이지 않다"며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수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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