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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혁명②)SK에너지 "버려진 에너지도 다시 한번"

전설리 기자I 2010.08.31 13:52:53

에너지 효율 높이는 신기술 개발..폐열 활용해 에너지 절감

[이데일리 전설리 기자]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2009년 신년호에서 불을 `제1 에너지`, 석유를 `제2 에너지`, 원자력을 `제3 에너지`, 수소·태양 에너지를 `제4 에너지`, 에너지 절약을 `제5 에너지`로 규정했다. 안 써도 되는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도 대체 에너지 개발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에너지 수입국인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를 10% 덜 쓰고, 에너지 효율을 10%만 높여도 한 해 100억달러 규모의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량까지 감소시키는 효과를 감안하면 천문학적인 절감인 셈이다.

이에 따라 에너지 기업인 정유사들도 에너지 절감과 효율 향상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특히 관련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에너지(096770)는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생산 공정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협력업체와 폐열 교환을 통해 에너지를 재활용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동시에 환경 보호 효과도 거두고 있다.

◇ `에너지 잡는 신기술` 열 대신 촉매로 나프타 분해

▲ SK에너지가 울산에서 건설중인 ACO 공장
SK에너지는 지난 2008년 세계 최초로 촉매를 이용해 나프타를 분해하는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바로 ACO(Advanced Catalytic Olefin) 공정 기술이다.
 
통상 석유화학업체들은 나프타를 850°C 이상 고온에서 끓이는 방식으로 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 석유화학 물질을 생산한다.

그러나 SK에너지가 개발한 ACO 공정 기술을 이용하면 700°C 이하(620°C~650°C)에서 촉매를 이용해 나프타를 분해할 수 있다.

낮은 온도에서 나프타 분해가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공정에 비해 에너지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씩 감축된다. 이에 따라 혁신적인 차세대 녹색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SK에너지는 현재 울산 공장 내에 ACO 공정을 적용한 나프타 분해 데모 플랜트(시범 공장)를 짓고 있다. 올해 4분기 데모 플랜트가 완공되면 6개월간 촉매 및 공정의 안정성과 최적가동 조건을 검증한 후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에틸렌, 프로필렌 등은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공정"이라며 "ACO 공정 기술로 에너지는 물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로열티 수익도 기대된다. SK에너지는 ACO 기술 수출을 통해 플랜트 1기 건설당 2000만달러의 로열티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틸렌 등은 의류와 가전, 자동차 등 우리 생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품들의 기초 원료로 쓰이는 물질로 제조과정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량이 전체 석유화학 산업 소비량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 `버린 에너지도 다시 보자` 폐열 활용

SK에너지는 또한 울산 석유화학산업단지 내 인근 공장으로부터 폐열을 수거, 활용해 에너지를 절감하고 있다. 폴리머 공장의 반응기와 터빈 가동을 위해 필요한 스팀을 생산하는 연료로 애경유화 등 인근 석유화학 공장의 폐열을 활용하고 있는 것.

SK에너지 관계자는 "종전에는 스팀 생산을 위해 보일러를 돌리는데 불필요한 연료 소모가 발생했었다"며 "인근 공장으로부터 수거하는 폐열은 화학제품 생성시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화학반응으로 인해 생성되는 폐열"이라고 설명했다.

SK에너지는 인근 석유화학업체들과 폐열 교환을 확대, 연간 114만톤의 폐열 스팀을 공급받고, 14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연간 7500여만리터의 벙커C유 사용을 감축하고, 11만20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 환경 보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비산유국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매진해 세계 최고 에너지 절감 기술 보유국이 됐다"며 "에너지 절감은 현재의 비용 절감에 국한되는 단기적인 과제가 아니라 효율을 높이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 경쟁력 강화의 필수 조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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