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풍경 쏟아낸 `아이폰`.."아쉬운 것도 많더라"

김윤경 기자I 2007.07.02 14:47:16

29일 출시..초기판매 20만대 추정
활성화 등 서비스 지연..불만 고조
터치스크린·배터리 기능 등 새삼 지적
화제몰이엔 성공..`파생시장` 형성도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기다림은 끝났다"

`해리 포터` 시리즈 만큼이나 출시 전부터 대대적인 관심을 끌어 모으며 상당수 미국인들에게 `꼭 가져야만 하는 상품(Must-have)`이 됐던 애플의 야심작 아이폰이 지난 달 29일(현지시간) 드디어 출시됐기 때문이다.  
▲ 현지시간 29일 오후 6시 아이폰 판매 개시

MP3 플레이어를 통한 음악과 동영상 감상 기능(녹화는 지원 안됨), 인터넷 검색에 디지털 카메라 기능까지 모두 통합된 스마트폰 아이폰을 손에 넣기 위해 미국내 164개 애플 매장, 통신 서비스를 맡은 AT&T(싱귤러) 지점 앞에서 매니아들은 나흘 전서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그리고 이날 오후 6시 판매가 개시되자마자 아이폰을 손에 넣고 환호성을 질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런 야단스러운 상황을 한 블로그에서 `6월의 크리스마스(Christmas in June)`라는 제목의 동영상으로 패러디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아이폰 판매개시..20만대 팔린 듯

아직 애플의 공식 판매 집계는 나오지 않은 상황. 
▲ 아이폰을 사기위해 기다렸던 소비자들
 
블룸버그통신이 글로벌 에쿼티즈 리서치를 인용, 보도한 데 따르면 아이폰은 출시 첫 날 아이폰이 20만대가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을 통해 12만8000대가, AT&T를 통해 7만2000대가 팔린 것으로 보고 있다.
 
애널리스트들도 가장 적게는 5만대, 많게는 20만대가 판매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특히 제니 바우콕 애플 대변인은 "샌프란시스코 플래그십 매장에선 8기가바이트 모델이 이미 출시 첫 날 재고가 바닥났고, 4기가 제품만 살 수 있다"고 밝힐 정도로 비싸단 지적에도 불구하고 599달러 모델이 더 인기가 좋았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내년까지 아이폰 1000만대를 팔아, 전세계 휴대폰 시장의 1%를 점유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잡스와 동업해 애플을 세웠던 스티브 워즈니악은 "아이폰은 처음엔 테스트할 생각으로 샀지만, 이제 주된 휴대폰으로 쓸 계획"이라며 "테스트할 땐 다소 부정적이었지만, 웹 브라우저를 열어보니 놀라울 정도였다"며 애플이 목표한 바를 세울 수 있을 것이라며 찬사했다. 
 
◇활성화 등 작동 지연

▲ 아이폰

그러나 일부 제품의 작동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불만도 찬사에 버금갈 만큼 쏟아져 나왔다. WSJ에 따르면 판매된 아이폰의 약 2% 가량이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꺼번에 아이폰을 사용하기 위해 활성화(activation) 수요가 몰리면서 AT&T 서버에 과부하가 걸렸기 때문. 음악 감상이나 웹 서핑 등을 위해선 활성화가 필수.

게다가 AT&T의 기존 고객들은 아이폰을 활성화하려는 수요 때문에 오히려 자신들의 휴대폰이 작동되지 않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애플의 소프트웨어 아이튠즈도 다운되는 상황이 곳곳에서 발생됐다.

AT&T는 판매 개시 후 1시간 가량 뒤인 오후 7시15분 문제가 해결됐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관련기사 ☞ 아이폰 `줄서느라 몸살, 작동지연 고생`
 
사실 잡스 애플 CEO와 랜달 스티븐슨 AT&T CEO는 아이폰 출시에 앞서 AT&T의 통신 네트워크를 통한 웹 검색 속도가 좀 느릴 수 있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안되는 것도 많은 `아이폰`
 
이같은 작동 지연으로 그동안 `숭배물`로만 비춰질 정도로 마케팅이 성공적이었고, 언론의 헤드라인마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끌어올 만큼 언론 플레이마저 훌륭했던 아이폰의 신비감에 흠집이 나기 시작했다. 
 
터치 스크린 사용의 불편함이라든지, 당초부터 문제가 됐던 배터리 문제 등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기 시작했고, 애플 제품인만큼 구글 맵 사용은 가능해도 윈도, 아웃룩 등 마이크로소프트(MS) 프로그램은 쓸 수 없다. 게다가 동영상 녹화 지원도 아직 되지 않는다는 점을 NYT는 재차 꼬집고 있다.
 
NYT는 또 사설을 통해 얼리어댑터 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의 신진대사`처럼 돼야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살 자리`까지 판매돼..경매사이트에선 가격 폭등
 
그래도 아이폰은 전 미국을 들썩인 대형 이슈는 이슈였음엔 틀림이 없다. 아이폰 자체가 휴대폰 시장의 확대를 유발할 요인일 뿐 아니라, 아이폰이 만들어낸 `파생(?)시장`까지도 화제를 몰고 왔다.

아이폰을 사기 위해 인산인해를 이룬 행렬 가운데엔 별의별 사람들이 많았다. 
 
상당수의 사람들은 자신이 아이폰을 사기 위해 줄을 선 것은 아니었다. 줄을 선 자리를 아이폰을 살 사람들을 위해 팔기 위해 온 것이다. 100~300달러 가량이 `자리 요금`. 줄 서주기 대행 업체까지 등장했다. (최신 IT 유행 이슈를 소개해 주는 기즈모도(gizmodo) 사이트에 올라온 내용 http://gizmodo.com/gadgets/iphone/iwait-therefore-iam-a-student-or-unemployed-272665.php)
▲ `아이폰 살 자리를 사세요`

뉴욕 5번가 애플 스토어에 출시 한 시간 전 도착한 라자 임란은 자신의 휴대폰 가게에서 아이폰을 팔기 위해 줄을 선 경우.
 
아이폰이 AT&T를 통해서만 독점 공급되기 때문에 자신과 같은 제3의 휴대폰 판매자들은 공식적으로 판매를 할 수 없게 돼 있지만, 그는 자신이 손에 넣은 `일부` 아이폰을 원래 가격의 세 배가 넘는 1500달러에 팔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아이폰이 다 팔려나가게 되면 얼마를 주더라도 사려고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런 사람들이 많았던 까닭에 이베이 등 경매 사이트에선 원래 가격보다 최고 20배 이상 넘게까지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다. 최고 가격은 1만2500달러.
 
미 동부시간 1일 오후 4시45분 현재 이베이에 매물로 나온 아이폰은 모두 8000개로 평균 판매가격은 962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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