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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오는 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례회의를 앞둔 OPEC+가 최대 하루 200만배럴의 감산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주요국이 고강도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자 원유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예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제기된 OPEC+의 하루 100만배럴 감산 전망과 비교하면 감산 폭이 2배 늘어난 것으로, 현실화되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큰 감산 규모다. OPEC+는 지난 9월 회의 당시에는 하루 10만 배럴 감산을 합의했다.
블룸버그통신은 “OPEC+의 대규모 감산은 이미 에너지 비용으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있는 세계 경제에 또 다른 충격을 줄 것”이라면서 “더 많은 생산을 요구해 온 미국과 여타 국가들의 반발을 초래한다”고 내다봤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료 가격 안정을 위해 지난 7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다. 또한 미국을 포함한 주요 7개국(G7)이 오는 12월 시행하기로 한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 도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에네지 컨설팅 업체인 래피던에너지그룹의 밥 맥널리 회장은 “조 바이든 행정부는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하는 것은 아닌지 초조해하고 있다”면서 “OPEC+의 대규모 감산은 백악관의 반감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미 에너지부에 휘발유, 경유, 기타 정제 석유제품의 수출을 금지하면 연료 가격이 하향 조정될지 여부를 분석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이미 OPEC+ 회원국들이 목표치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생산하고 있어, OPEC+가 감산을 결정하더라도 실질적으로 글로벌 공급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우려 보다 덜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같은 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2.89달러(3.46%) 오른 배럴당 86.52달러에 마감했다. OPEC+의 대규모 감산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WTI 최근 2거래일 동안 9% 가까이 올랐다. 이와 함께 시장에선 지난 6월 절정으로 하락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