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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법원과 재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롯데 형제의 난’ 당시 한 배를 탔던 신 전 부회장과 민 대표가 서로 등을 돌려 현재 100억원대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민 대표가 지난해 8월 자문 계약 해지를 통보한 신 전 부회장을 상대로 못 받은 14개월치 자문료(107억8000만원)를 달라며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민 대표는 이미 신 전 부회장으로부터 약 182억원의 자문료를 받았지만, 일방적 계약 해지로 추가로 받아야 할 자문료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 당시 두 사람은 같은 편에 섰다. 신 전 부회장은 그해 1월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으로 꼽히는 롯데홀딩스 부회장직에서 해임됐다. 이후 신격호(96) 총괄회장을 통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해임하면서 경영 복귀를 시도했다. 하지만 주주총회에서의 네 차례 표 대결은 모두 신 회장의 승리로 끝났다.
분쟁 당시인 2015년 9월 신 부회장과 자문 계약을 맺고 ‘형제의 난’에 뛰어든 민 대표는 여론전 등을 통해 줄곧 신 전 부회장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양측의 자문 계약은 총 두 차례 이뤄졌다. 민 대표 측은 2015년 1차 계약으로 월 8억8000만원씩 1년 동안 105억6000만원을 지급 받았다. 이후 계약기간 2년, 월 자문료 7억 7000만원의 2차 계약을 맺고 10개월치 자문료(77억원)를 추가로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신 전 부회장이 계약 해지를 일방 통보하면서 두 사람 간 관계가 틀어졌다.
신 전 부회장 측은 “민법(제689조 1항)에 따라 위임 계약 당사자가 언제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민 대표 측은 “2차 계약 당시 상호 합의에 의해서만 계약을 중도에 해지할 수 있다는 특약을 뒀기 때문에 일방적 해지 통보는 효력이 없다”고 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는 일단 사건을 서울법원조정센터에 회부했다.
양측은 지난 19일 1차 조정을 가졌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3월께 추가 조정에 참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