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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서울 서초구 한국엔젤투자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고영하 회장(62·사진)은 창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창업과 관련한 경영이나 기업가 정신 등의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처럼 말했다.
최근 들어 국내에는 제2의 벤처붐이라 할 정도로 창업붐이 일고 있지만 여전히 창업은 어려운 일이며 주위의 반대가 심한 것도 과거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창업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과 지식이 아직은 미흡한 탓도 있다. 이같은 인식을 어릴 때부터 바꿔줄 필요가 있다는 것.
실제로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유치원 때부터 창업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학교 시스템 뿐 아니라 민간 주도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어린이들이 즐기는 비즈니스 게임이 제작되기도 하고 세계적인 기업가정신 기관인 카프마재단은 다양한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교육을 통해 비즈니스와 기업가 정신은 무엇인지, 회사를 어떻게 만드는지 등의 지식을 습득하면 실패할 확률도 그만큼 줄어들고 창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는 셈이다.
고 회장은 당장 창업 멘토의 활성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미 창업을 경험했거나 회사를 경영한 멘토들이 이제 갓 창업전선에 뛰어든 20, 30대 CEO들에게 자신감을 북돋와주는 것은 물론 현실적인 사업 경영의 솔루션도 제시해 줄 있으리라는 것.
고 회장은 아울러 벤처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미국과 유럽의 사회 분위기를 우리나라 실적에 맞게 적용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실패 가능성을 용인하고, 실패한 벤처인에게 다시 기회를 주는 문화가 그렇다.
우리나라는 재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회사를 차린 후 실패를 하게 되면 재기할 수 있는 기회가 쉽게 주어지지 않고 있다. 대부분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게 되며 사회에서는 ‘실패자’라는 낙인을 찍는다.
그는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 창업 투자에 긍정적인 엔젤투자자가 많은 사회”라면서 “유럽 역시 실패해도 생활이 가능하도록 사회 안전망이 잘 돼 있으며 정부의 창업 투자도 활발한 편”이라고 말했다
고 회장은 아울러 “아무리 좋은 환경이 갖춰졌다고 해도 성공하는 벤처회사는 드물다”며 “정부도 융자를 해주고 뒷짐을 질 것이 아니라 투자자로서 창업 성공의 열매를 공유하고 이를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계에서 유명한 멘토로 활동 중인 고 회장은 대학시절 직접 창업을 하고 하나로미디어 회장과 SK브로드밴드미디어 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퇴임 후 지난 2008년 젊은 벤처인들을 모아 ‘고벤처포럼’을 만들었다. 고벤처포럼은 창업가들의 네트워크 장으로 발표도 하고 교류하는 모임이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엔젤투자협회 초대 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