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학선 기자] 금융위원회가 하나금융지주(086790)의 외환은행(004940) 인수 승인을 보류키로 하면서 하나금융과 론스타의 계약연장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하나금융은 13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론스타와 매매계약 연장 등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양측이 지난해 11월말 체결한 매매계약서를 보면 오는 24일까지 매매계약이 완료되지 않으면 하나금융이나 론스타중 어느 한쪽이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있도록 돼있다.
금융위가 이미 인수 승인을 보류하기로 했기 때문에 그 안에 계약이 완료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하나금융은 론스타를 상대로 계약을 파기하지 말도록 설득하고 계약서상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을 일부 변경한다는 방침이다.
관건은 론스타가 매매계약연장에 동의할지 여부다. 외환카드 주가조작과 관련한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 길게는 2~3년까지 걸릴 수 있어 론스타가 계약을 계속 유지할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론스타로선 언제 이뤄질지 모를 지분매각 보다는 지분을 계속 보유하면서 배당금 등으로 자금을 회수하는 게 더 나을 수 있기 때문이다. 론스타는 이미 배당과 일부 지분매각으로 투자원금의 98%에 달하는 2조1046억원(세후)을 챙겼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이 나오기전까지는 하나금융을 제외하고 마땅한 인수자를 찾기 어렵고 금융위가 지분 10%를 초과하는 지분에 대해 강제매각 명령을 내릴 경우 헐값에 지분을 팔아야해 지금처럼 하나금융과 계약을 계속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론스타는 배당금을 계속 가져갈 수 있도록 하나금융에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계약서상 론스타는 배당금 결정이나 중요계약체결, 자산매각, 신규사업진출 등 주요 경영사항에 있어 하나금융의 사전동의를 받도록 돼있다.
특히 올해 2분기에는 세후 약 8000억원에 달하는 현대건설 지분매각이익이 잡히기 때문에 특별배당 형식으로 이 돈을 회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론스타는 어떤 형식으로든 투자금을 회수하려 들 가능성이 높다"며 "하나금융으로선 론스타의 요구를 어디까지 들어줄지 고민스러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계약연장을 위해 다음주께 주요 임원을 미국에 보내 론스타와 협의를 할 예정이다. 김승유 회장은 이미 이번주 초 미국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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