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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7년 경복궁 재건 시점의 한자 현판을 고집하기보다 세종로의 시작점이자, 경복궁 정문인 상징성을 고려한 현대적 계승에 초점을 맞춰 한글 현판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 광주 동구남구을)은 광화문 현판의 한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병훈 의원실은 12일 문화재청과 그 소속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 앞서 자료를 내고 “오는 15일 새롭게 걸리는 광화문 현판 역시 한자 글씨 그대로”라면서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의 현판은 한글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실에 따르면 광화문 현판은 1968년 광화문 복원 시 함께 제작되었는데, 아무런 고증도 없이 박정희 대통령의 친필을 현판으로 만들어 걸었다. 2010년 광화문을 다시 건축하면서 나름의 고증을 거쳐 조선 말 경복궁 중건 당시 훈련대장이었던 임태영의 글씨를 복원해 한자 현판이 걸렸다.
의원실은 “새 한자 현판은 석달 만에 금이가면서 현판의 고증과 제작에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고 다시 같은 형태로 제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7년 문화재청은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의 소장자료와 구한말 궁중화가 안중식의 작품을 토대로 광화문 현판이 ‘어두운 바탕에 밝은 글씨’라는 결론을 내리고 다시 제작에 들어가 검정 바탕에 황동 글씨의 현판을 제작한다. 글씨체는 임태영의 한자 글씨 그대로다”며 “이 현판이 15일 새롭게 광화문에 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화문 한자 현판에 대한 찬반의견은 팽팽하다. 한자 현판을 반대하는 주된 논거는 현재의 현판이나 새롭게 걸릴 현판 모두 고증이 잘못되었다는 주장이다. 현재 경복궁 재건당시 광화문의 정확한 형태를 고증할 수 있는 자료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라는 게 의원실 측의 설명이다.
글시체의 주인공인 임태영에 대한 자격 논란도 있다. 의원실은 “임태영은 무관으로 천주교도들을 박해한 경신박해의 주모자로 행실이 좋지 못하여 조정으로부터 파면당했다는 기록이 있는 인물로, 조선의 정궁 경복궁의 정문 현판 글씨의 주인공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병훈 의원은 광화문 한글 현판의 필요성을 지난 국정감사와 상임위원회에서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이병훈 의원은 “광화문은 해외 관광객들이 반드시 들르는 곳인데 그곳의 이름이 중국의 글씨로 쓰여져 있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세종대왕의 동상이 자리잡은 세종로가 시작되는 지점이자, 한글이 창제된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의 현판은 한글이어야 한다”고 광화문 한글 현판의 당위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