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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시 주석의 방러 가능성은 외교가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중국 외교라인 1인자인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의 지난달 러시아 방문 역시 시 주석의 방러 준비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왕 위원을 맞이하면서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기다린다”며 시 주석의 방러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대면 회담이 성사되면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이후 7개월 만에 만남이다. 시 주석이 모스크바를 방문한 것은 2019년 6월 푸틴 대통령 초청으로 이뤄진 국빈 방문이 마지막이다.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시 주석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화상 회담을 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 주석이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난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화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WSJ는 전했다. 시 주석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회상회담이 성사되면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중국은 지난 6~10일 오랜 앙숙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측을 베이징으로 초대해 양국 간 외교 정상화를 중재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평화 조성자’로서 외교적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시 주석의 푸틴 대통령·젤렌스키 대통령 연속 회담 추진을 통해 중국이 종전 협상 중재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1년에 맞춰 발표한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정치적 해결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통해 양측간 직접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미 백악관은 시 주석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만남을 독려하고 있으며, 시 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통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캘리포니아 방문에 동행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중국이 러시아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입장도 직접 들을 필요가 있어 시 주석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접촉하는 것을 권장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향후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전화 통화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인 시간이나 날짜를 언급할 수 없으나 양회 이후 중국 새 지도부가 정비되면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눌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과 통화를 희망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