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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파이낸셜타임스(FT),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수지 고문은 변호인단과 함께 이날 오전 11시경 네피도의 법정에 출두했다.
수지 고문은 재판 공판에 앞서 변호사들을 통해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은 국민을 위해 창당됐고, 국민이 있는 한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 21일 미얀마 군부가 임명한 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부정 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수지 고문의 NLD를 강제 해산하겠다고 발표한 데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앞서 아웅산 수지가 이끄는 집권 여당 NLD는 2015년 총선에서 의회 과반을 차지해 54년 만에 군사정권에서 민간 정부로 교체를 이뤄냈다. 2020년 총선에서도 80%가 넘는 지지를 얻으며 압승을 거뒀다. 그러나 군부는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쿠데타를 일으켜 수지와 NLD를 축출했다.
수지 고문은 먹고 자는 것 외에는 외부 세계와 완전히 차단된 구금 생활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지 고문의 변호인단 대표인 킨 마웅 조는 “수지 고문은 건강해 보였다”면서도 “구금 이후 신문 등을 보지 못해 외부 상황에 대해선 극히 일부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수지 고문은 현재 자신이 정확히 어디에 가택연금 돼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지 고문은 공무상 기밀법 위반, 불법 무전기 소지·사용, 코로나 방역 조치 위반 등 6건의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에서 유죄가 모두 인정되면 최장 26년의 징역형을 받아 75세의 수지 고문은 향후 정치활동을 이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전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7일 열린다.
지난 2월 쿠데타 이후 미얀마에서는 쿠데타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대규모 항의 시위에 대한 군·경의 유혈진압으로 지금까지 8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목숨을 잃고 4000명 이상이 투옥된 것으로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추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