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3월 150만원대에 올라선 후 6개월가량 줄곧 하락하다 지난달 24일엔 103만3000원까지 떨어지며 100만원 선을 위협했다. 지난 2011년 이후 삼성전자의 주가가 100만원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주목할만한 내림세다.
애플 신제품 출시에 따른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중저가 제품이 확대되면서 평균 판매단가가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즉,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으로 더 이상 돈을 벌기 어려울 것 같다는 전망에 투자자들이 발길을 돌린 것이다. 과거 노키아나 모토로라가 그랬듯 방향성을 찾지 못한 채 몰락할 수도 있다는 최악의 전망까지도 나왔다.
하지만 이달 들어 투자자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외국인 투자자가 삼성전자에 다시 투자하기 시작했고, 기관도 꾸준히 삼성전자 주식을 담고 있다. 실제 9월1일부터 외국인은 삼성전자의 주식 833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은 254억원 순매도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 전체에서 각각 5867억원, 2043억원 순매도했다. 유독 삼성전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의미다. 주가도 소폭 반등하기 시작해 지난달 24일보다 8.13% 상승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5의 출시와 함께 내놓은 삼성페이가 장기적으로 충성 고객군을 만들 수 있는 확실한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페이를 고려한 경쟁력을 감안할 때 현재 주가는 저평가 구간이라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삼성페이는 삼성전자가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기술을 보유한 루프페이를 인수하면서 개발한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애플페이나 안드로이드페이 등 다른 시스템과는 달리 NFC(근거리 무선 통신)기능이 탑재된 단말기 외에도 마그네틱 카드 결제 단말기만 있으면 어디서든 결제가 가능하다. 고객들의 반응도 뜨거워 서비스 시행 열흘 만에 등록 카드 수가 20만장을 넘어섰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삼성전자 스마트폰 소비자는 삼성폰을 다시 사야할 유인이 부족했던 것이 현실이었지만, 삼성페이는 범용성과 편리성을 기반으로 삼성 스마트폰의 재구매율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며 “삼성페이와 새로운 하드웨어 기술 등이 스마트폰 교체수요를 촉발할 것을 고려하면 현 주가는 절대적 저평가 영역”이라고 분석했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도 “삼성페이와 함께 출시된 ‘노트5’와 ‘엣지+’는 출시 초기 판매량이 전작의 2배를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MST 기술을 이용한 삼성페이는 애플페이와 구글페이의 결제방식보다 편리함을 갖추고 있어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삼성페이를 기반으로 다시 한번 도약할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에 퍼지면서 삼성페이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모텍(052710)과 삼성전기(009150)·한솔테크닉스(004710) 등 관련주에도 외국인·기관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이들은 삼성페이 결제 기능을 수행하는 무선충전모듈을 생산하는 업체다.
실제 외국인은 삼성전기 주식 3687억원 어치를 순매수했고, 한솔테크닉스 주식도 1077억원 순매수했다. 기관은 삼성전기 3284억원, 아모텍2896억원 순매수했다.
▶ 관련기사 ◀
☞삼성, '추석 희망나눔 봉사활동' 전개
☞삼성 기어S2, 아이폰과 연동 추진..애플워치와 정면승부
☞코스피, 상승 출발…환율 수혜 기대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