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휴대폰 제조사마다 수익률은 낮지만 성장 가능성이 큰 중저가 보급형 시장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성장둔화에 따라 제품 가격이 급속히 하락하자 제조사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준프리미엄급, 보급형 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카나코드 지뉴이티의 마이크 월클리는 최근 미국의 투자전문 주간지인 바론즈를 통해 “스마트폰 회사별로 혁신에 따른 차별성이 떨어져 시장은 고가폰에서 중저가폰 위주로 바뀌어가고 있다”며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올해를 기점으로 꺾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시각이 변화하는 시점’이란 보고서에서 “하반기 이후로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중심이 프리미엄급에서 준프리미엄급, 보급형 중심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단일모델 및 고가의 스마트폰 중심에서 다양한 모델 및 가격의 차별화가 이루어지면서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평균판매단가(ASP)가 하향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스틱스(S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격(ASP)은 처음으로 300달러에 못 미치는 299달러를 기록했다. SA에 따르면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은 2011년 3분기부터 작년 1분기까지 320~340달러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작년 2분기와 3분기 각각 302달러, 308달러로 점점 하락하는 추세다.
삼성전자(005930)나 HTC, 노키아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보급형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평균 판매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포켓, 갤럭시 팝, 갤럭시 그랜드 등 보급형 스마트폰을 내놓았고, LG전자(066570)도 옵티머스F 시리즈와 L시리즈로 같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고사양 제품 중심의 판매 전략을 고수하던 애플도 보급형 스마트폰 경쟁에 뛰어들 것이란 예상이다. 중국 업체인 화웨이, ZTE 등도 저가를 무기로 삼은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급격히 확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박강호 애널리스트는 “과거의 피처폰 상황과 비교해보면 삼성전자는 중저가 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대응보다는 준프리미엄급 모델 중심으로 보급형 시장에 대한 점유율을 점차 높여나갈 것”이라며 ”애플도 2013년 9월 이후로 아이폰5 후속모델 및 보급형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나 공격적인 가격인하를 통한 점유율 경쟁을 지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특히 해외 제조사들은 인도와 중국, 남아메리카처럼 스마트폰 보급화가 이제 갓 이뤄지기 시작된 시장을 중점 겨냥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북미 스마트폰 보급률이 80%에 육박하고 서유럽의 스마트폰 보급률도 70%를 넘어선데다 아시아 지역도 스마트폰 보급률이 60%에 가까워졌다. 남은 시장은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이머징 마켓으로, 보급형 제품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직 고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여력이 남아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 기준으로 글로벌 롱텀에볼루션(LTE)폰 수요가 스마트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3%에 불과했다”며 “LTE폰의 판매가 이제까지 국내, 미국, 일본 등의 매우 제한된 국가에서 이루어진 것을 감안하면 향후 LTE폰의 판매 비중은 대폭 상승하고, 고가 스마트폰 시장의 비중이 급격하게 하락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된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