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침체와 인근 지역의 전세 물량 증가, 입시제도 변화로 학군수요가 사라진 것이다.
4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구의 작년 7월 방학시즌 전셋값은 1.54% 올랐지만 올해는 0.24% 오르는데 그쳤다. 양천구는 작년 7월에는 0.86% 오름세를 보인 반면 올해는 0.03%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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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구 목동 신시가지3단지 89㎡형 전세는 2억4000만~2억7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겨울방학 시즌 전셋값 보다 1000만원 정도 하락했다.
목동 한미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작년에는 8월말까지 이어지던 학군수요가 지금은 없는 상태”라며 “학군 전세 특수라는 얘기는 옛말이 됐다”고 말했다.
대치동 전세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데은 잠실로 수요를 뺏긴 탓도 있다. 잠실에 전세물량이 쏟아지면서 가격이 떨어지자 대치동 대신 새 아파트인 잠실로 갈아탄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입시제도 변화가 학군수요를 줄이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고 말한다. 대치동 한 공인중개사는 “고교 내신 비중이 확대되고 휘문고가 자율형사립고로 전환되면서 찾는 사람이 많이 줄었다”라고 말했다.
서울에만 27개 자율형사립고가 생기자 굳이 입시를 위해서 강남이나 목동으로 옮기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 D입시학원 관계자는 “내신 성적 비중이 대입에서 크게 작용하자, 강남 보다 그 외 지역에서 내신을 높이는 것이 쉬울 거라는 생각에 강남 학군 수요 이동이 둔화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원수요가 완전히 끊긴 것은 아니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름을 밝히는 것을 꺼린 대치동 한 공인중개사는 “대한민국에 학벌이 사라지지 않는 한 학원 특수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인근 지역에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상대적으로 대치동 거래가 주춤했던 것뿐이다. 잠재 학원 수요는 여전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