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손희동기자] 17일 코스피가 전날 리먼 쇼크의 충격을 딛고 급반등세로 마감했다. 어제의 낙폭을 되돌리는 정도는 아니지만 일단 패닉에서 벗어나 한숨 돌리게 됐다.
제2의 리먼이 될 것이라던 AIG가 회생방법을 찾으면서 글로벌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안정을 찾았다.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AIG에 대해 최대 850억달러 규모의 대출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이같은 호재를 감안, 밤사이 뉴욕증시가 반등에 나서며 글로벌 증시를 미리 달궜다. FOMC가 금리동결이라는 시장의 기대에 못미치는 결과를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AIG를 기점으로 신용위기가 안정을 찾아나가지 않겠는가하는 기대감이 시장에 흘렀다.
국내증시는 물론 아시아 증시들도 미국발 호재를 반겼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1.21% 상승했고, 대만증시도 오름세로 마쳤다. 다만 중국과 홍콩증시 등은 리먼 파산으로 인한 국내금융시장의 추가부실 우려로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투자심리 안정에 힘입어 모처럼 환율도 제자리를 찾았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43.40원 내린 1115.50원에 마감했다.
이날 결국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37.51포인트(2.70%) 오른 1425.26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440선까지 넘보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중국 증시가 꺾이면서 이를 반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 금융시장의 위기감 해소에 외국인이 먼저 반응했다. 코스피 시장 외국인은 1019억원을 순매수했다. 많진 않았지만 리먼 파산으로 위축된 투자심리를 달래는 데는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여기에 프로그램 비차익거래가 가세했다. 이날 비차익거래는 6765억원의 순매수로 차익거래 1892억원의 순매도를 상쇄해 내며 시장을 부양했다.
외국인과 비차익매수 모두 조선주를 집중해 사들이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조선주가 포함된 운수장비 업종은 전날보다 6.19% 오르며 업종별 상승률 수위를 기록했다.
그간의 설움을 모두 날린 조선주는 건화물운임지수(BDI)의 20거래일만의 상승반전과 저가 메리트 등이 겹치며 시장의 호평을 받았다. 조선 대장주 현대중공업(009540)이 10.38% 올랐고, STX조선과 한진중공업 등도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낙폭 과대주 중 상승주도주를 꼽으라면 증권과 건설주도 빠지지 않는다. 최근 미국 장세의 민감하게 반응하는 증권주는 상승장에서 또 한번 날았다. SK증권(001510)과 동부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이 강세였다. 장기펀드에 대한 소득공제 소식이 증권주에 도움을 줬다.
부동산 규제완화 방침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건설주 역시 삼호개발(010960)과 금호산업 중앙건설 등을 중심으로 매기를 형성해 나갔다.
샌디스크에 대한 인수의지에도 불구하고 아직 안갯속을 헤매고 있는 삼성전자는 상승세로 출발했다 보합으로 마감했다. 전일 폭락장에서도 선전했던 경기 방어주 SK텔레콤과 KT&G 등은 하락했다.
오른 종목이 상한가 포함 721개에 달했고, 내린종목은 하한가 포함 145개에 불과했다. 보합은 47개.
거래량은 전날과 비슷한 수준인 3억9021만주였고, 거래대금은 5조6869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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