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05월25일 08시2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은행잎 추출물은 단순 기억력 보조제가 아니라 이제는 전문의가 관리해야 할 치매 초기 치료 전략으로 봐야 한다.”
양영순 순천향대 천안병원 신경과 교수는 치매 초기 단계인 경도인지장애(MCI) 환자에서 은행잎 추출물이 치매 진행을 늦추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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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밀로이드 더 이상 안 늘었다”…PET 영상으로 첫 확인
양 교수는 최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적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 주제로 열린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은행잎 추출물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이번 미디어라운드테이블은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주최했다.
이번 연구가 학계, 의료계, 환자 및 환자가족, 중장년층에게 폭넓게 관심을 받은 이유는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을 억제하는 바이오마커와 인지기능 개선이 동시에 확인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동네약국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치매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한 달 약값 4만~5만원이면 치매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디어의 관심이 동반됐다.
이전까지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바이오마커 개선에도 불구 인지기능 개선은 나타나지 않았다. 대부분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전부였다. 쉽게 말하면 알츠하이머는 뇌 속에서 베타아밀로이드 쓰레기가 점점 뭉쳐 커지는 병이다.
처음에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하나하나 흩어져 있는 정상 상태(모노머)로 존재한다. 그런데 이 단백질들이 서로 달라붙기 시작하면 작은 덩어리 형태인 올리고머(Oligomer)가 만들어진다. 문제는 바로 이 올리고머가 가장 독성이 강한 단계라는 점이다.
이 올리고머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더 크게 뭉치면 섬유화가 진행되고 최종적으로는 뇌에 침착되는 거대한 플라크(찌꺼기)를 형성한다. 우리가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검사에서 보는 아밀로이드 플라크는 이미 병이 상당 부분 진행된 결과물인 셈이다.
이번 연구는 은행잎 추출물이 바로 이 초기 뭉침 단계, 즉 올리고머화(Oligomerization)를 억제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쉽게 말해 쓰레기가 큰 덩어리로 굳기 전에 애초에 서로 달라붙는 과정 자체를 늦췄다는 것이다.
양 교수는 PET 영상을 통해 SUVR(Standardized Uptake Value Ratio) 값을 분석했다. SUVR이란 뇌 안에 축적된 아밀로이드 양을 정량화한 수치를 말한다. 값이 높을수록 뇌에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더 많이 쌓였다는 의미다.
그 결과 대조군에서는 전두엽·측두엽·두정엽 등 전반적인 뇌 영역에서 SUVR 값이 증가한 반면 은행잎 추출물 복용군에서는 18개월 후에도 유의미한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다. 즉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사실상 더 늘어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혈액 기반 바이오마커인 MDS-Oaβ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이 지표는 베타아밀로이드의 올리고머화 경향성을 측정한다. 은행잎 추출물 복용군에서는 올리고머화 경향성이 감소했지만 대조군은 오히려 증가했다.
양 교수는 “현재 사용 중인 일부 항체 치료제는 이미 형성된 플라크를 제거하는 개념에 가깝다”며 “은행잎 추출물은 플라크가 생기기 전 단계인 올리고머화를 억제할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리고머 증가 자체를 막으면 결국 플라크 형성도 늦출 수 있다”며 “PET에서 아밀로이드 증가가 억제된 것은 이런 기전이 실제 인체에서도 작동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경도인지장애 환자, 18개월간 치매 전환 ‘0%’
임상 결과도 주목받았다. 은행잎 추출물 복용군에서는 18개월 동안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행한 환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반면 대조군에서는 28.6%가 실제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됐다.
경도인지장애(MCI)는 기억력 저하가 시작됐지만 아직 일상생활은 가능한 단계로 여겨진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 일부 환자는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행한다. 일반적으로는 매년 10~15% 정도가 치매로 전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 교수는 “이번 대조군 결과도 기존 자연 경과와 비슷하게 나타났다”며 “반면 은행잎 추출물 복용군에서는 18개월 동안 치매 전환이 없었다는 점이 의미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인지 기능 유지 효과도 확인됐다. 양 교수는 간이정신상태검사(K-MMSE)와 임상치매평가척도(CDR-SB)를 통해 환자 상태를 추적했다. 은행잎 추출물 복용군은 복용 12개월 내에는 인지기능이 개성됐고 이후로도 점수가 유지됐다. 반면 대조군은 기억력과 인지 기능이 점차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쉽게 말해 일반적인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은 시간이 지나며 기억력과 판단력이 서서히 악화됐다. 하지만 은행잎 추출물 복용군은 인지 능력을 유지했다. 치매 치료에서는 이미 떨어진 인지 기능을 되돌리는 것보다 악화 속도를 늦추거나 멈추는 것 자체가 매우 중요하게 평가된다.
양 교수는 “현재 사용되는 상당수 치매 치료제는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이번 연구는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이라는 질환 원인 자체를 조절함으로써 실제 질환 진행을 늦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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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완화 아닌 원인 억제”…치매 치료 패러다임 변화 가능성
현재 알츠하이머 치료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하나는 도네페질 같은 기존 치매 치료제처럼 부족해진 신경전달물질(아세틸콜린)을 보충해 기억력 저하 증상을 완화하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최근 등장한 항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로 뇌에 쌓인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제거하는 전략이다.
하지만 양 교수는 “현재 치료제들은 근본적인 병의 진행을 완전히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알츠하이머는 증상이 나타나기 15~20년 전부터 이미 뇌 안에서 베타아밀로이드가 서서히 쌓이기 시작한다”며 “기억력이 떨어진 뒤 신경전달물질만 보충하는 방식으로는 병 자체를 막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사용 중인 항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들도 플라크 제거 효과는 입증했다. 하지만 실제 인지 기능 개선 폭은 기대보다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양 교수는 그 이유를 “플라크 자체보다 그 이전 단계인 올리고머가 더 독성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플라크는 일종의 ‘쓰레기 더미’처럼 이미 굳어버린 결과물일 수 있다”며 “진짜 중요한 것은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하는 초기 단계 즉 올리고머화를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쉽게 말하면 기존 항체 치료제가 이미 쌓여 있는 아밀로이드 덩어리를 치우는 개념이라면 은행잎 추출물은 그 덩어리가 생기기 전 단계에서 단백질이 서로 달라붙는 과정 자체를 늦출 가능성을 보였다는 의미다.
양 교수는 “올리고머가 증가하면 결국 플라크가 더 많이 생기게 된다”며 “은행잎 추출물이 올리고머 증가 자체를 억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플라크 축적도 늦췄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항체 치료제는 주로 플라크나 프로토피브릴 단계에 작용하지만 은행잎 추출물은 더 초기 단계인 올리고머화에 관여할 가능성을 보였다”며 “초기 경도인지장애(MCI) 단계에서 더 의미 있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건망증이 불안하게 느껴진다면 조기 개입 고려해야”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희진 한양대학교 신경과 교수는 실제 임상 현장 경험도 소개했다.
김 교수는 “초기 경도인지장애 환자 상당수는 단순 건망증 수준을 넘어 ‘내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다’, ‘혹시 치매가 오는 것 아니냐’는 불안을 강하게 호소한다”며 “이런 주관적 인지저하(SCD) 자체가 향후 치매 위험 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연구에서도 단순히 건망증을 호소하는 것보다 자신의 기억력 저하를 불안하게 느끼는 사람이 향후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행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보고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검사상 아직 정상 범위라고 해도 인지 기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고 불안을 호소하는 경우에는 조기 개입이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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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아밀로이드 PET 양성 환자에서 은행잎 추출물은 단순 증상 완화를 넘어 아밀로이드 축적 자체를 늦추기 위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항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와 병용할 경우 이미 제거한 아밀로이드가 다시 쌓이는 것을 늦추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용량은 하루 240mg의 고용량으로 파악된다. 일반 건강기능식품 수준이 아니라 사실상 치료 목적에 가까운 용법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다수의 긍정적 연구 결과도 대부분 200mg 이상 고용량에서 관찰됐다는 게 연구진 의 설명이다.
양 교수는 “240mg 이상 고용량에서 인지 기능 유지와 바이오마커 개선 신호가 가장 뚜렷했다”며 “향후 다기관 대규모 임상을 통해 효과가 재현된다면 은행잎 추출물은 단순 보조제가 아니라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를 위한 새로운 질환 조절 전략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예방적 복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실제 치매 분야 일부 전문의들 가운데는 40대부터 예방적 차원에서 은행잎 추출물 240mg를 꾸준히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며 “특히 건망증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거나 인지 기능 저하가 걱정되는 단계라면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97만759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는 전체 치매 환자의 71.5%로 69만명 안팎으로 추정된다. 치매 직전 고위험 단계로 분류되는 경도인지장애 환자 숫자는 298만명으로 파악됐다.
한편 SK케미칼(285130)의 기넥신은 국내 대표 은행잎추출물 의약품으로 현재 40mg·80mg·120mg 용량으로 출시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