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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웠고 감사했어요"…70대 가장, 장기기증으로 1명 살리고 영면

김민정 기자I 2024.01.17 10:08:49

아내 "친오빠 장애 봐왔기에 아픈 사람 돕고자 기증 결심"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자택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뇌사 상태가 된 70대 가장이 장기 기증으로 1명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왼쪽부터) 기증자 김인태 씨, 기증자의 아내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17일 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해 12월 16일 동아대학교병원에서 김인태(72) 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3일 자택에서 목욕 후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이후 가족의 기증 동의로 김씨는 뇌사장기기증으로 간장을 기증해 1명의 생명을 살렸다.

가족들은 김씨가 생명나눔에 평소 관심이 있었고, 장기기증을 통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이야기에 기증을 결심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씨의 아내 최순남 씨는 “친오빠가 어릴 적부터 말을 못 하는 장애를 가졌다. 아프고 힘든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늘 그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경상남도 산청군에서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김씨는 평소 차분하고 남에게 싫은 소리는 못 하는 선한 사람이었으며, 묵묵히 가족을 보듬어온 가장이었다. 또한 낚시를 좋아해 주말이면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 보냈다.

김씨는 젊어서 야구용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20년 넘게 근무를 하다가, 택시 기사로 30년 넘는 무사고 운전을 했다. 택시 기사로 23년 9월까지 일을 했으나, 건강검진에서 이상이 발견돼 10월부터 복막투석관 삽입 수술을 하고 투석을 받기 시작했다.

김씨의 아내 최씨는 “하늘나라에서는 건강한 몸으로 아프지 말고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지내요. 우리 걱정하지 말고 함께 했던 시간 고마웠고 감사했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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