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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달 14일부터 65세 이상 경증~중등증 환자에 대해 팍스로비드 투약을 시작했고 22일부터는 대상 연령을 60세로 낮췄다. 또 재택치료자는 물론 노인요양시설(20일)과 요양병원(22일) 등도 투약을 확대했다. 오는 29일부터는 감염병전담병원(233개소)에도 공급할 계획이다. 여기에 50세까지 투약 연령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병용금지 등 까다로워 조건 탓에 복용 환자가 예상보다 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팍스로비드는 병용해선 안되는 의약품이 28개 성분(국내 허가 23개)에 달한다. 대표적인 기저질환은 고지혈증(로바스타틴, 심바스타틴)과 협심증(라놀라진), 전립선 비대증(알푸조신), 류마티스관절염(피록시캄), 폐동맥고혈압·발기부전(실데나필), 간질(카르바마제핀, 페노바르비탈, 페니토인) 등이다. 이들 병용금지 성분은 팍스로비드 투약 대상인 60세 이상 노령층에서 많은 기저질환에 주로 사용된다. 이로인해 각 성분의 반감기(성분이 체내에서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기간) 등을 고려해 투약할 수 밖에 없어, 복용 환자가 예상보다 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실제 투약 첫 1주일(14~20일) 복용 환자는 109명으로 하루 15.6명 수준에 그쳤다.
오미크론 확진자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의 치명률 자료는 발표했지만, 연령대별 중증화율 비교 분석은 현재도 진행 중이라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의 데이터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오미크론 확산에 대응해 먹는 치료제 투약 대상을 더 늘려야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지난 7일 개최한 ‘오미크론 발생 전망 및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팍스로비드 등 경구용 치료제가 3월 중순 입원 및 중증화율을 30.87% 감소시킬 것으로 추정한다”며 “오미크론은 전파력이 매우 높은 상태이고 백신 효능은 낮아 경증 환자에 대한 관리에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정재훈 교수는 최근 50대 오미크론 확진자의 사망자가 없다는 통계 결과에 대해서는 “아직 (오미크론의)확진자수와 관찰기간이 충분하지 않은 결과로 보인다”며 “외국자료를 기반으로 판단하면 충분히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더 많은 연령대로 투약을 확대해야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