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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SK하이닉스, 결국 도시바 반도체 주식 취득할 것"

김형욱 기자I 2017.07.04 10:03:11

원래는 각종 우려 고려해 단순 대출 방식 채택
관계자 "베인캐피털로 우회해 지분 취득" 주장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결국 도시바(東芝)의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의 지분을 확보하리란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K하이닉스가 결국엔 도시바 메모리의 지분을 취득할 것이라고 2일(현지시간) 복수의 익명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SK하이닉스는 지분 취득 방식 대신 회사채 매입 같은 회사채 매입 등 방식으로 자금을 단순 투자할 것이란 도시바 측 설명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자금난에 빠진 도시바는 낸드 플래시 세계 점유율 2위의 도시바메모리를 지난달 말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일본 정부자본 주도의 ‘한미일연합’에 약 18억달러(20조원)으로 매각기로 했다. 현재 세부 내용을 협상 중이다. SK하이닉스는 그러나 다른 참여자와 달리 직접 지분 취득은 안 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 역시 낸드플래시 점유율 5위의 반도체 강자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메모리 지분을 취득하면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미국이나 유럽의 반독점규제 심사가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 한국이나 중국 경쟁사로의 핵심기술 유출을 꺼리는 일본 정부 측의 우려도 커질 수 있다. SK하이닉스가 베인캐피탈을 내세워 자신의 이름을 숨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한미일연합 중 일본 정부 주도의 산업혁신기구(INCJ)와 일본개발은행(DBJ)이 도시바메모리 전체 지분의 66%를 취득한다. 또 나머지를 미국 베인캐피탈이 매입한다. SK하이닉스는 이 과정에서 베인캐피탈의 지분을 즉시 혹은 시차를 두고 사들인다는 것이다.

보도대로라면 이번 인수전의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번 M&A를 막고 있는 미국 반도체 회사 웨스턴디지털의 반발도 더욱 커질 수 있다. 웨스턴디지털 역시 낸드플래시 부문 세계 3위 기업인 만큼 도시바는 물론 SK하이닉스와 경쟁하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은 이에 도시바와 일본에서 1개 반도체 공장을 합작법인 형태로 공동 운영한다는 걸 근거로 국제중재재판소에 매각중단 가처분 소송을 냈다.

이 보도의 출처 자체가 웨스턴디지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웨스턴디지털은 일찌감치 SK하이닉스의 도시바메모리 인수전 참여를 우려해 왔다. 또 SK하이닉스가 어떻게든 지분을 취득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WJS 보도 내 익명의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돈을 빌려줘서 수익을 내는 은행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자수익을 내려고 이번 인수전에 참여했겠냐는 것이다. 일본 정부와 한미일연합에 포함된 INCJ, DBJ, SK하이닉스 모두 이 보도에 대한 사실 확인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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