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30대 후반인 이 모씨는 소위 말하는 ‘골드싱글’이다. 대사관에 근무하는 그의 연봉은 5000만원이고, 실수령액 350만원 정도다. 15년째 준공무원으로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는 그는 굳이 결혼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부모님과 함께 사는 그는 주택 마련에 대한 걱정이 없으며 생활비도 자신위주로 풍족하게 쓴다. 해외 여행이 취미인 그가 쓰고 싶은 만큼 쓰고 지난 15년간 저축한 순자산은 1억원 정도다.
결혼하지 않은 30대 싱글은 재무설계의 황금기다. 이 시기에 돈을 모아야 결혼을 하든 혼자 살든 안정적인 노후를 보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창렬 피플라이프 수석팀장은 “입사 3년 차에서 결혼 적령기인 8년 차까지 생애주기에서 가장 돈 모으기 좋은 타이밍”이라며 “사회 초년병은 저축할 돈이 없고 결혼 후 아이가 생기면 목돈이 많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 씨를 비롯해 여유자금 1억원 이상의 골드싱글들은 어떤 재테크를 해야 할까. 이번 세대별 맞춤형 재테크에서는 연봉 5000만원 이상, 순자산 1억원 이상의 골드 싱글들의 재테크에 대해 알아본다.
◇실질 수익률 마이너스…“예·적금은 피해라 ”
지금 같은 초저금리 시대에 예·적금 상품은 재테크에 있어 큰 도움이 안된다. 물가상승률과 이자소득세를 고려하면 실질 수익률은 거의 제로다. 이창렬 팀장은 “예·적금 상품에 가입할 바에야 차라리 MMF(머니마켓펀드)나 CMA 통장에 넣어두는 게 낫다”며 “6개월치 생활비 정도의 여유자금은 확보해 두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 씨에게 예·적금은 아예 추천하지 않았다. 대신 10년 이상 저축하는 연금 상품을 추천했다. 만약 결혼하지 않으면 60세 이후 연금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월급 350만원 중 적어도 100만원 이상은 노후 대비를 위한 연금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금상품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1층 국민연금, 2층 퇴직연금, 3층 개인연금이다. 1층과 2층은 정부와 회사가 주도적으로 해준다. 하지만 3층 개인연금은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개인연금의 경우에도 상품에 따라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개인연금저축은 소득공제 혜택이 있고 세금 이연 효과가 있지만, 연금형태가 아닌 일시금으로 수령 시 기타소득세를 내야 한다. 변액보험은 5년 이상 균등하게 내면 100% 비과세 효과가 있지만 높은 사업비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고 10년 이상 유지해야 한다.
이 팀장은 “30대 골드싱글이라면 단기적으로 목돈을 손에 쥐면 돈으 다 써버리기 쉽다”며 “차라리 연금 같은 장기 상품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자산 10%는 공격적 투자, 사모펀드 ‘강추’
그동안 직장인들이 목돈을 만드는 좋은 수단은 펀드였다. 최근 몇 년 새 국내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을 맴돌면서 국내 펀드의 매력이 감소했다. 이에 목돈을 굴릴 곳이 없는 고 연봉자들이 투자조합 투자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김씨 역시도 순자산 1억원 중 2000만원을 투자조합에 투자했다.
이 씨의 투자조합 투자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1000만원은 한국형 애니메이션 기업 로커스에 투자했다. 나머지 500만원은 각각 말리 커피와 벨포트 화장품에 투자했다. 벨포트 화장품은 채권형식의 투자로 3년 예상 목표수익률이 36%에 달한다. 수익추구형인 이 상품은 매달 1%의 수익을 월급처럼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 팀장은 “최근 들어 골드 싱글들 사이에서 사모펀드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믿을만한 사모펀드 투자회사를 선정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