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국헌 기자] 현대그룹이 재무구조개선 약정 대상으로 선정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하고, 현재 외환은행인 주채권은행을 변경하겠단 뜻을 내비쳤다.
현대그룹은 18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지난 2008년 말 시작된 금융위기 속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력으로 시장 손실을 최소화했고,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체결 대상으로 선정됐다는 데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은 선박을 확보할 때 자연스럽게 차입구조가 발생하는 현대상선(011200)의 사업 특성을 무시하고, 현대상선의 유동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외환은행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현대는 "유동성이 충분한 상태에서 이번 조치가 내려지면 해운산업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의 결정은 해운산업에 대한 이해가 결여된 데에서 비롯됐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대그룹은 금융계열사인 현대증권을 제외하고 78.6%의 비중을 차지한 현대상선의 실적이 그룹의 재무구조를 좌우하는데, 현대상선은 지난 금융위기에서 선방했고 이미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되어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는 "안정적 현금 흐름을 갖고 있는 현대상선은 빠른 시간 내에 외환은행의 채무를 모두 변제하고 해운업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주거래은행을 변경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현대가 외환은행(004940)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는 이유는 부채권은행들의 자율협약 주장에도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재무약정 대상으로 밀어붙였다는 인식 때문이다.
약정 대상으로 선정된 사실이 새어나간 데 대해서도 현대그룹은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현대는 "약정 체결 규정상 비밀 유지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평가 과정에서 주요 언론에 보도되는 등 비밀유지 의무마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데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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