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 킨들러 뿐 아니라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은행가보다 변호사가 돈을 더 많이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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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컨설팅회사 베이스트리트 어드바이저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최고위 경영진을 제외한 은행 임원들의 평균 연봉은 주식으로 지급되는 보너스를 합해 100만∼200만달러(약 13억∼26억원) 정도다.
또 상위 20개 투자은행에서 부문장급이 아닌 일반 상무이사들의 최근 3년간 평균 연봉은 190만달러(약 25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과 똑같은 수준이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 급여는 줄어든 것이다. 심지어 낮은 직급의 은행 직원들이 받는 연봉은 오히려 줄었다.
반면 월가에서 일하는 변호사들의 연봉은 가파르게 올랐다. 상위 로펌의 경우 지분을 가진 파트너 변호사들은 연간 300만달러(약 39억원)가 넘는 돈을 버는데, 이는 20년 전보다 3배 이상 뛴 금액이다.
뉴욕 최고 수준의 로펌에 다니는 엘리트 변호사의 연봉은 1500만달러(약 195억원) 이상이다. 변호사 리크루터인 마크 로즌은 월가의 스타 변호사들은 2000만달러(약 260억원)가 넘는 연봉을 받으며, 슈퍼스타의 경우 1년에 1억달러(약 1305억원) 이상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의 지난해 연봉은 3450만달러(약 450억원)로, 대부분은 회사 주식으로 지불됐다고 WSJ은 덧붙였다.
미국 맨해튼의 부동산 중개업자인 리사 리프먼은 지난 몇 년 간 센트럴파크가 내려다 보이는 고급 아파트를 보러 오는 고객들이 은행가에서 변호사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변호사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진 이유는 규제당국과의 갈등, 기업 승계 계획과 같은 굵직한 일감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사모펀드도 월가 로펌의 주요 고객으로 떠올랐다. 로펌들이 연공서열을 기반으로 하는 급여 체계 대신 성과에 따라 연봉을 책정하기 시작한 점도 변호사들의 몸값이 급상승한 이유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