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전격 선언한 대목에서 민주당은 박수갈채를 쏟아냈고, 국민의힘은 야유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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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대표는 사전에 배포된 연설문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내용으로 3분간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정쟁에 몰입된 정부·여당이 야당 파괴와 정적 제거 혈안이다보니 나라 살림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며 “취임 1년이 넘도록 검·경을 총동원해서 없는 죄를 만드느라 관련자들 회유 협박에 국가 역량을 소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들께선 이미 간파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무능과 비리 숨기고 오직 상대에게만 사정 칼날을 휘두르면서 방탄 프레임에 가두는 것이 바로 집권여당의 유일한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저를 향해 300번도 넘게 압수수색을 해온 검찰이 성남시와 경기도의 전·현직 공직자들을 투망식으로 전수조사하고 강도 높은 추가 압수수색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재명을 다시 포토라인에 세우고 체포동의안으로 민주당의 갈등과 균열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저를 향한 정치수사에 대해 불체포권리를 포기하겠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소환하면 10번이 아니라 100번이라도 당당히 응하겠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검찰의 무도함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불체포특권 포기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제안하려던 내용인데, ‘방탄 정당’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으려는 이 대표가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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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발목잡기 그만 하세요” “선동하지 마세요” “민주당은 반성부터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말할 때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표를 바꿔라”, “대표 때문이다”라고 힐난했다. 또 3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제안할 때에도 “빚부터 갚읍시다”, “물가 폭등기에요”라며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의원들의 고성으로 장내가 소란해지자 이 대표는 “국민의힘 의원 여러분, 비난만 하지 말고 제 말씀 좀 들어보십시오”라고 지적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말로 할 것이 아니라 실천하면 좋겠다”며 “지금까지 불체포특권을 남용한 민주당 사람들을 다시 국회에서 처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일단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에 따라 그 절차 내에서 행동하겠다는 말씀은 기존의 말씀보다는 좋은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면서도 “그것을 어떻게 실천하실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