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롯데홈쇼핑, '벨리곰NFT' 등급 공개 '잡음'…운영 미숙 논란

윤정훈 기자I 2022.09.02 13:58:12

롯데홈쇼핑 1일 '벨리곰 NFT' 등급 공개 진행
정식 공개 전 NFT 등급 확인할 수 있는 URL 유출
보유자 '셔플' 요청에도 이벤트 강행, 논란 일으켜
운영진 물량 임의 처분으로 시세 하락 부추기기도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롯데홈쇼핑이 최근 판매한 자사 곰 캐릭터 ‘벨리곰’의 NFT(대체불가능토큰) 등급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일어났다. 정식 등급공개 전에 ‘홀더(NFT 보유자)’가 받는 NFT 등급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유출돼 거래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발생한 것. 설상가상으로 발행처인 롯데홈쇼핑이 정식 공개 전에 일부 NFT 물량을 거래하면서 소비자와의 소통을 무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홈쇼핑이 출시한 벨리곰 멤버십 NFT.(사진=롯데홈쇼핑)
◇벨리곰 NFT 등급 사전 유출에도 일정 강행

롯데홈쇼핑과 협력사 ‘핑거버스’는 1일 오후 8시 30분께 벨리곰 NFT의 등급을 공개했다. 등급에 따라 누릴 수 있는 혜택과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NFT 발행 과정에서 등급 공개는 가장 중요한 단계다.

2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전날 벨리곰 NFT의 등급 공개 1~2시간 전에 특정 경로로 이용자가 벨리곰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벨리곰 NFT는 이미지만 봐도 하위등급(서프라이즈, 프렌즈)과 상위등급(벨리, 홀릭)에 대한 대략적인 판별이 가능하다.

이에 일부 홀더들이 NFT 거래 플랫폼 ‘오픈씨’에서 낮은 등급의 NFT를 매도하기 시작했고, 정식 오픈 전 거래가가 급락했다. 당초 최저가 900~1000클레이(약 32만원)에 거래되던 벨리곰 NFT는 오후 7시를 넘어가면서 600~700클레이(약 22만원)까지 가격이 하락했다.

이에 다수 홀더들이 디스코드 게시판 등을 통해 ‘메타데이터 셔플(랜덤 섞기)’을 요구했다. 메타데이터 셔플을 하면 기존에 유출된 데이터는 무효가 된다. 하지만 운영 측에서는 예정보다 등급 공개가 늦춰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대해 롯데홈쇼핑 측은 “메타데이터(JSON 형식)를 업로드 하는 중 URL을 통한 이미지를 유추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했다. 사전에 철저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며 “정보의 유출이 아닌 유추를 통한 거래 현상은 부정거래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서 예정대로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롯데홈쇼핑이 원래 등급 공개 예정시간을 오후 9시에서 아닌 8시 30분으로 앞당긴 점도 빈축을 사고 있다.

롯데홈쇼핑이 자체 보유 벨리곰 NFT 물량을 거래하자 공식 게시판에 비판의 글이 게재됐다(사진=벨리곰 공식 디스코드 갈무리)
◇운영진 물량 임의 처분…시세 하락 부추겨

설상가상으로 롯데홈쇼핑은 이날 오후 7시를 전후로 임의로 자체 보유 물량을 거래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전 공지없이 운영진이 벨리곰 NFT를 자신들의 보관용 공식 지갑에서 거래용 지갑으로 옮긴 것이다. 더불어 옮긴 지갑 중에서 5개의 벨리곰 NFT를 매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거래는 등급 확인 URL 유출과 맞물리면서 벨리곰 NFT의 거래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이에 홀더들은 운영진이 사전에 등급을 알고 판게 아니냐는 의문을 표시하기도 했다. 통상 발행처는 NFT 등급 공개한 후 거래를 진행한다.

롯데홈쇼핑은 벨리곰 NFT 홀더에게 라이브커머스 할인쿠폰과 유료멤버십 ‘Y클럽’ 회원 자격, 롯데GRS, 롯데호텔, 롯데월드, 롯데시네마 등 연계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최고등급인 ‘벨리’를 보유한 고객은 △시그니엘 플래티넘 숙박 패키지 △롯데호텔 월드 숙박권 △프라이빗 샤롯데 패키지 △라이브커머스 벨리 할인권 혜택 등 수백만원 상당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롯데홈쇼핑 측은 자사의 운영 미숙을 인정했다. 벨리곰 NFT 운영진은 공지를 통해 “모든 상황이 능숙하지 않은 운영으로 일어난 일임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내부의 부정적인 의도로 인해 일어난 상황은 아니다. 점차 안정되는 운영과 원활한 유틸리티 실행으로 견고한 벨리곰 유니버스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등급 공개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던 만큼 향후 롯데홈쇼핑의 로드맵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 관건이다. NFT 업계 관계자는 “NFT를 발행, 등급공개 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길수는 있지만 이를 소통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등급 사전 유출로 피해를 본 고객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