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쌍용건설 이대로 무너져선 안된다"

양희동 기자I 2013.12.23 13:21:04

26일까지 채권단 결의 안되면 법정관리 위험
전세계 8개국, 약 3조원 규모 공사 중단 위기
해외 경쟁력 고려할 때 정상화 필요성 커

△쌍용건설이 법정관리 위험에 처하면서 관련 협력업체 줄 도산과 해외 시장에서의 신뢰도 하락 등 건설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쌍용건설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싱가포르 도심 지하철 현장.
<사진제공:쌍용건설>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쌍용건설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로 향할 위험이 높아지면서 약 1400개 협력업체의 줄 도산 등 건설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번주 초 쌍용건설의 추가 정상화 방안을 채권단 회의에 올릴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당초 지난 20일까지 5000억원 출자전환 및 신규 자금 지원 방안에 대해 채권단이 결의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군인공제회(군공)와 추가 협상을 이유로 이를 보류했었다. 군공은 쌍용건설에서 받을 돈 1235억원 중 원금 850억원을 연내 400억원, 내년 450억원으로 나눠서 받고 이자는 2015년 말까지 이자율을 낮춰서 받겠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은 군공와의 추가 협상 결과를 반영한 새로운 안건을 준비하고 있지만, 채권단의 지원 결의가 오는 26일까지 이뤄지지 않으면 쌍용건설의 법정관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건설이 이 달 중 협력업체 등에 지급해야하는 대금이 약 1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국내 시공능력평가액 순위 16위로 해외 고급건설 분야에서 탄탄한 명성을 쌓아온 쌍용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건설은 현재 전 세계 8개국에서 16개 프로젝트(약 3조원 규모)를 수행하고 있다. 또 고급건축과 고난도 토목공사에서는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건설은 국내 부동산 침체로 인해 시행사 PF(프로젝트파이낸싱) 보증을 떠안은 것이 문제일뿐 해외 경쟁력은 전혀 변화가 없다”며 “워크아웃 개시 이후 협력업체 원가 상승 등 여러 어려움에도 꾸준히 원가율을 개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쌍용건설은 워크아웃 개시 이후 신규자금 지원이 약1200억원 부족한 상황에서도 군공의 가압류 이전까지 유동성 큰 문제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군공의 가압류로 국내 7개 현장 등에서 약 1000억 규모의 자금 차질이 발생해, 협력업체 정산 결제 및 현장 정상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에 놓이게 됐다.

만약 쌍용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기존 해외 현장의 공사 중단은 물론 국제 소송전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또 쌍용건설의 신규 해외 수주가 제한돼, 국내 건설업계 전반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 많다. 특히 쌍용건설의 국내 1400여개 협력업체와 관련 종사자까지 고려하면 10만명 정도가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쌍용건설은 그룹사에 속하지 않는 건설사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이라며 “내실 있고 경쟁력을 갖춘 중견기업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정상화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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