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진섭기자]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규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예상을 뛰어넘어 우려할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상반기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면서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이나 땅을 사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정부의 대출규제 움직임에 부동산업계에선 간신히 살아난 불씨를 단박에 꺼뜨릴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상반기 부동산 값이 오른 데는 바닥효과와 저금리에 힘입은 바 크지만 정부의 규제완화와 서울시의 개발공약 또한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은 집값을 자극할 수 있는 각종 개발 프로젝트를 잇달아 내놔, 집값 불안의 `진원지`로 꼽히고 있다.
한강의 스카이라인을 획기적으로 바꾸겠다며 내놓은 `한강 공공성 회복` 추진으로 잠실, 여의도, 압구정동, 성수동 일대 재건축 아파트 값은 큰 폭으로 올랐다.
노른자위 미개발부지 용도변경, 서남권 르네상스, 동북권 르네상스 등도 주변 집값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가장 최근에 발표한 동북권 르네상스의 영향으로 노원구 집값과 전셋값은 일제히 10~20% 가량 뛰었다.
하지만 오세훈 시장은 이 같은 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렇다할 투기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집값이 약세인데 무슨 투기대책이냐'는 반응이었다.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의 개발계획 남발로 초래된 집값 상승이 금융불안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정부가 대출규제 카드를 꺼내들 태세임에도 서울시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출규제 조치가 취해지면 내집 마련을 준비 중인 서민들은 또 한번 기회를 놓치게 된다. 집값은 이미 오른 데다 대출마저 어렵다면 집을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명박 시장 때의 뉴타운 개발에서 나타났듯이 개발로 이익은 보는 사람은 이미 집이 있거나 투기를 한 사람 뿐이고 서민들은 살던 곳에서조차 쫓겨났다"며 "오세훈 시장의 르네상스 개발도 기득권층에게는 부의 증식 기회가 되지만 집 없는 사람은 내집 마련 기회만 멀어지는 대표적인 부익부 빈익빈 정책"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