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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밀침해 bhc '완승'·계약부당해지 BBQ '선방'…'치킨전쟁' 속속 매듭

남궁민관 기자I 2023.04.18 11:01:56

대법, 영업비밀침해 손배소서 bhc치킨 손 들어줘
상품공급·물류용역계약 부당 해지 관련해선 BBQ 선방
bhc치킨 3000억원대 손배액 청구했지만 200억원 그쳐
양사 갈등 뒤로 한 채 법정공방 속속 마무리 국면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국내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 BBQ와 bhc치킨 간 수건의 법정 공방이 속속 매듭을 짓고 있다. 2013년 BBQ가 bhc치킨을 매각한 후 ‘가맹점 수 부풀리기 논란’이 불거지며 양 사간 책임공방이 벌어졌는데 이중 주축인 ‘bhc치킨의 영업비밀침해’, ‘BBQ의 상품공급·물류용역계약 부당 해지’가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았다.

결과만 놓고 보면 bhc치킨의 승리였지만 과정에서 BBQ가 선방하며 양사간 일진일퇴의 결과를 받아들었다.

윤홍근(왼쪽) BBQ 회장과 박현종 bhc 회장.(사진=각사)
18일 양사에 따르면 지난 13일 대법원(주심 안철상 대법관)은 BBQ가 bhc치킨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bhc치킨 손을 들어준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BBQ는 2018년 박현종 bhc 회장과 bhc치킨 임직원들이 BBQ 내부 전산망에 접속해 경영기밀을 탈취해 BBQ의 제품개발 및 영업에 손해를 끼쳤다며 bhc치킨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BBQ는 구체적으로 △bhc 임직원들의 정보통신망 침해 △bhc 직원의 해외사업부 관련 경영상 정보 침해 △bhc 직원의 영문규격서 관련 경영상 정보 침해 △bhc 직원의 개발완료보고서 관련 경영상 정보 침해 △신메뉴 출시·매출·광고 등 경영상 정보 침해 △래핑(배송차량에 브랜드 로고 도색)광고 일방적 변경 △재무현황자료 등 기밀을 탈취 당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1심부터 2심 항소심과 대법원 상고심에 이르기까지 모두 BBQ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bhc치킨이 완승을 거뒀다.

반면 이에 앞서 bhc치킨이 BBQ를 상대로 각각 제기한 상품공급계약과 물류용역계약 부당 해지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BBQ의 선방으로 마무리됐다. 최종적으로 bhc치킨의 일부 승소였지만 세 차례 재판을 거치며 BBQ의 손해배상 책임 액수는 크게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 해당 부당 해지건에서 bhc치킨의 책임도 적지 않게 있다는게 법원의 판단이다.

BBQ는 2013년 bhc치킨과 맺은 상품공급·물류용역계약을 2017년 돌연 해지했다. BBQ는 계약 해지의 이유로 bhc치킨이 계약 내 정산의무를 bhc치킨이 충실히 이행하지 않아 신뢰 관계가 깨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bhc치킨은 BBQ가 2013년 사모펀드에 bhc치킨을 매각한 이후 2017년 초 가맹점 수 부풀리기 의혹으로 100억원 가량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되자 이같이 계약을 해지한 것이라며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지난 13일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BBQ가 bhc치킨에 상품공급계약과 관련 120억원, 물류용역계약과 관련 85억원을 배상하라는 원심을 확정했다. bhc치킨 일부 승소지만 당초 bhc치킨이 주장했던 상품공급계약 관련 540억원, 물류용역계약 관련 240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액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 확정된 셈이다.

같은 날 대법원의 이같은 판결이 동시에 나오자 양 사는 각각 상반된 입장을 내며 갈등선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bhc치킨은 “BBQ가 상품공급계약과 물류용역계약을 일방적으로 부당 파기해 BBQ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 것과 BBQ가 주장하는 영업비밀 침해 관련 주장이 근거가 없으며 사실관계가 인정되지 않음을 명확하게 한 이번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승소를 강조했다.

반면 BBQ는 상품공급·물류용역계약 판결을 두고 “지난 6년여에 걸친 시간 동안 수차례의 법적 공방을 통해 bhc가 주장했던 내용들이 사실은 실질적 피해구제가 아닌 경쟁사 죽이기라는 악의적 목적을 가지고 손해배상청구를 한 소송이었다는 점이 밝혀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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