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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주요 언론들은 9일(현지시간)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 스티븐 한 FDA 국장이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나타낸 백악관 인물과의 접촉으로 향후 2주 간의 자가격리에 돌입하거나 돌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대치되는 소신 발언으로 유명해진 앤서니 파우치 NIAID 소장도 이날 CNN에 자신이 2주 동안 완화된 자가격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CDC와 FDA는 레드필드 국장과 한 국장이 낮은 위험 수위로 확진자에 노출됐으며 별다른 증상 없이 양호한 상태지만 예방 차원에서 2주간 재택 근무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 기관은 두 사람이 접촉한 확진자가 누군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전날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펜스 부통령의 대변인인 케이티 밀러가 유력하다고 CNN 등은 추정했다. 밀러 대변인과 레드필드 국장과 한 국장, 파우치 소장은 모두 펜스 부통령이 이끌고 있는 코로나19 TF 핵심 멤버다. 이들은 지난 2월 말부터 각종 회의에 함께 참석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공화당 의원들과 만나 “케이티는 멋진 젊은 여성이다. 그는 오랜 기간 결과가 좋았지만, 갑자기 오늘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감염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또 밀러 대변인이 최근 자신과는 만난 적이 없으나, 펜스 부통령과는 계속 긴밀하게 접촉해왔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백악관에서는 밀러 대변인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보조 요원(personal valet),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선임보좌관의 개인 비서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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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밀러 대변인의 확진 판정으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밀러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브레인’으로 불리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고문의 아내이기도 하다. 그의 남편인 밀러 선임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핵심 측근이다. 올해 2월 두 사람의 결혼식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축사를 했다.
CNN은 “백악관은 미국인들을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을 결정해야 하는 곳인데 자체 방역능력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정부와 국가안보에 악영향을 끼치는 등 잠재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 등 백악관 고위 인사들은 매주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으며, 현재까지는 모두 음성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자들과 접촉 가능성이 가장 높은 밀러 대변인의 남편 밀러 보좌관, 그리고 이방카 보좌관 및 그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등도 최근 검사 결과에서 음성판정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