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3700명이 넘는 확진환자가 발생하고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된 상황에서 사망자를 줄이고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보건당국의 다음 목표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
1일 경상북도 경산시에서는 45일 된 신생아가 부모에게 감염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신천지 교인인 아버지로부터 바이러스가 전파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국내 10세 미만 어린이 환자는 총 20명에 이르고 있다. 45일 된 신생아가 최연소 환자이며 이보다 앞서 11개월 된 아이가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아직 세계적으로 10세 미만 어린이 사망사례는 거의 보고되지 않았지만 국내 보건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소아와 유아는 대표적인 감염 취약계층으로 손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유입 초기에만 해도 유아와 소아는 감염이 잘 되지 않는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중국에서는 이미 4만4000건 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더구나 소아 치료에 대한 지침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다. 지금까지 소아환자는 보건당국이 시럽 형태의 에이즈치료제인 칼레트라액을 확보해 제공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지원해왔다. 특히 생후 45일 된 신생아는 어머니도 감염된 상태로 수유 등 고려해야 할 부분도 많다. 이에 따라 소아감염학회가 어린이 환자들을 위한 치료 권고안을 만들어 이르면 2일 쯤 발표할 계획이다.
당국이 유·소아 환자보다 더 걱정하고 있는 것은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확진환자들이다. 현재까지 발생한 18명의 사망자는 대부분 기저질환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 경북 청도 대남병원 환자들은 정신질환과 폐쇄병동 생활로 몸이 쇠약해져 있었고 그 외 환자들은 만성간질환부터 고혈압, 심장질환, 암 등의 기저질환이 확인됐다.
무엇보다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꼭 고연령이 아니라해도 코로나19 감염이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망자 중 가장 어렸던 35세 남성 몽골인은 만성 간질환을, 경주의 40세 남성은 고혈압을 앓고 있었다. 특히 대구와 경북지역에서는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에 대한 조사가 먼저 진행되지 않아 병실조차 배정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 사망자 중 경기와 부산 2명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대구와 경북지역 사망자다.
게다가 경북과 부산 등에서는 요양병원, 장애인시설 등 감염 취약계층이 함께 지내는 집단시설에서 집단 발병도 일어나고 있어 고위험군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곧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에 보건당국은 대구와 경북지역에서 의사들이 확진환자와 전화통화를 통해 기저질환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이들에게 병상을 먼저 배정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또 대구와 경북 이외 지역에서도 간이나 신장 질환이 있는 65세 이상 고연령을 대상으로 먼저 진단검사와 치료를 진행하라고도 권고했다.
이날 현재 국내 코로나19 치사율은 단순 계산으로 약 0.5% 수준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세계 평균 치사율인 3.8%보다는 훨씬 낮지만, 고위험군 환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치사율이 계속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은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고 모두 치료를 할 수 있으면 좋으나 의료 자원의 효율적 이용에 있어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며 “우리는 고위험군 진료를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