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금융권 고액 연봉 잔치 끝났다"

염지현 기자I 2013.03.25 14:38:17

금융위기 속 보너스 챙기는 금융권 종사자들
유럽 중심으로 부정적인 여론 확산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금융권 종사자들이 지난 수 십년간 누려온 ‘고액 연봉 잔치’ 시대가 사실상 끝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고액 연봉을 자랑했던 금융업 종사자들의 연봉 상승이 제한돼 이른바 ‘연봉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영국계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의뢰한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과 유럽 9개국 대표 금융회사들을 조사한 결과 지난 2006년에는 민간 기업에 비해 9.5배 높았던 평균 연봉이 지난해에는 5.8배로 하락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1980년대 성행했던 금융권 고액 보너스 잔치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많이 줄었다”며 “2012년 투자은행들의 평균 수익은 28% 상승했지만 직원 연봉은 평균 6%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톰 고슬링 PwC 파트너는 “금융권 연봉은 사람들이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많이, 빠른 속도로 떨어졌다”며 “2012년에는 많은 금융회사들이 직원들과 주주들에게 수익을 골고루 분배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유럽에서 확산되고 있다. 유럽 금융위기 속에서 고액 연봉으로 잇속을 챙기는 금융권 종사자들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1일 은행 경영진 상여금이 고정 연봉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고 만약 주주들이 동의하면 두 배까지만 허용하는 법안에 합의했다.

또한 프랑스에서는 국영기업 임원들에 대해 연봉상승 제한을 둬 최대 45만 유로(약 6억4000만원)까지만 받을 수 있도록 규제했다.

FT는 “일부 금융권 종사자들은 미국 금융권에서 아직 현금으로 고액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관행이 여전한데 유럽만 심하게 규제하느냐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