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가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가 판매하고 있는 차종을 가격대별로 분석한 결과 서민용 혹은 직장 초년생을 위한 ‘퍼스트 카(first car)’ 격인 2000만원 미만 차량은 별로 많지 않았다. 국내에 시판중인 511대의 모델중 기본가격 기준 1000만원 미만은 불과 4종에 그쳤다. 1000만~2000만원 미만 역시 42종으로 모두 합쳐 전체의 9.0%에 그쳤다. 2000만원 미만의 경·소형차의 국내판매 비중이 41.6%(1~10월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판매량 대비 소비자 선택폭은 좁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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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2000만원대는 57종, 3000만원대와 4000만원대 차종은 각각 70종으로 값이 비쌀수록 선택 폭은 넓다. 같은 모델을 한데 묶는다 하더라도 2000만원대는 44종, 3000만원대는 54종으로 2000만원대 차량에 비해 선택폭은 각각 4배였다.
특히 3000만원대의 경우 최근 수입차업체들이 BMW 신형 1시리즈같은 2000만~3000만원대의 중소형 신차를 잇따라 내놓으며 선택폭이 한층 넓어졌다. 현재 이 차급에는 국산 중형 세단 및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수십여 종의 수입차가 있다.
반면 2000만원 미만 신차의 경우 스파크·모닝·레이 등 경차 3종과 프라이드 같은 소형차와 아반떼·K3 등 준중형 세단이 전부다.
제조업체 입장에서 볼 때 2000만원 미만 신차 시장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반면 수요는 꾸준해 구태여 신차 공세를 펼 이유가 없다. 오히려 국산 브랜드는 수입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상품성 개선과 함께 가격대를 올리고 있는 추세다. 현대차(005380)가 ‘프리미엄 유니크 라이프스타일(PYL)’이라는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는 i30나 벨로스터의 경우 최저가는 1800만원 안팎이지만 옵션을 더할 경우 2100만~2300만원을 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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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도 고가 차량을 선택케 하는데 한 몫 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9월 소비진작을 위해 개별소비세 1.5%p 인하를 일률적으로 적용했고, 그 혜택은 고가차량이 누렸다. 개별소비세를 면제받는 경차의 경우 아예 혜택이 없었다. 고연비·소형차에 혜택이 집중된 유럽·일본 등과는 거꾸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연간 130만대 전후로 한정된 국내 승용차 시장의 경우 제조사가 구태여 저가 시장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며 “정부가 정책적으로 저가 중소형에 혜택을 확대하는 시책을 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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