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구글은 현금 400억달러를 쌓아두고 있는 대표적인 ‘현금부자’ 기업. 투자처도 미국 국채나 우량기업 채권 등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곳에 집중돼있다. 이렇게 보수적인 투자로 유명했던 구글이 최근 들어 새로운 투자처를 찾았다. 자동차 대출이나 신용카드 결제금 등을 담보로 한 자산담보채권(ABS)이 바로 그 대상.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몇 달간 보유 현금 중 상당수를 자산담보채권에 쏟아붓고 있다. 가장 최근까지도 구글은 혼다나 현대자동차(005380)가 발행한 자산담보채권을 사들였다. 구글의 이번 움직임은 저금리가 장기간 지속되자 좀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 찾기에 현금부자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구글이 특히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자동차 대출을 담보로 한 채권이다. 지난 2일까지 미국에서 자동차 대출 담보 채권 발행 규모는 606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0% 급증했는데 이는 지난 2005년 이후 최고치다. 자동차 대출 담보 채권에 기업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투자 수익률이 높은 투자처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자산담보채권 시장에서 자동차 관련 2년물 채권의 수익률은 올해 평균 2.34%를 기록 중이다. 이는 같은 만기의 미 국채 수익률 올해 평균인 0.3%를 훌쩍 넘어서는 것이다. 일부 자산담보채권의 경우 수익률이 0.5% 수준인 것도 있지만 이 역시 미 국채 2년물의 최근 수익률인 0.2%대를 두 배 이상 뛰어 넘는다.
안정성 면에서도 뛰어나다. 지난해 발행된 자동차 자산 담보 채권 중 피치가 디폴트(채무불이행) 될 것이라고 전망한 비중은 약 1% 뿐이다. 스콧 크론 3M 금융부문 부대표는 “자동차, 신용카드 담보 채권은 위기동안에도 괜찮은 수익을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글을 비롯한 미국 기업들 역시 이러한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닛산자동차는 수요가 몰리면서 계획했던 10억달러를 훌쩍 넘은 14억달러의 자동차 대출 담보 채권을 발행했다. 발행금리도 0.48%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닛산의 자동차 대출 담보 채권 발행을 이끌었던 아만다 마그리아로 씨티그룹 자산담보증권 부문 대표는 “기업들의 참여도가 매우 높았다”면서 “투자자들은 자산담보채권 시장의 안정성과 풍부한 유동성을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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