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제3단계 서비스업 경쟁력강화 대책은 차세대 유망 성장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문화와 디지털콘텐트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미 아시아를 중심으로 거세게 몰아쳤던 이른바 `한류(韓流) 열풍`이 서서히 잦아들고 있는 상황에 나온 대책인 만큼 영화와 드라마, 게임 등 우리나라가 우위를 보여온 분야들이 재차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과거 1, 2차 서비스업 대책에서도 보아왔듯이 대책의 실효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 서비스업 현주소
정부가 이번 서비스업 경쟁력강화 대책을 마련한 배경에는 우리나라 서비스업이 제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위를 보이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깔고 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서비스업 대책이 마련됐지만, 우리나라의 서비스산업 경쟁력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취약한 편이다.
우리나라의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을 100으로 할 경우 미국의 생산성은 무려 252.2에 이르고, 영국은 154.6, 일본은 187.6으로 우리의 2배에 육박하고 있다.
세계 문화컨텐트 시장에서의 국가별 점유율을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2.3%에 불과해 39.9%인 미국을 빼더라도 일본(9.2%)이나 영국(6.9%)은 물론 중국(3.5%)에도 못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의 서비스수지도 적자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03년 74억2000만달러였던 서비스수지 적자규모는 2005년 136억6000만달러, 지난해 187억6000만달러에 이르렀고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105억7000만달러에 이르고 있다.
실제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334개 지식서비스업체를 대상으로 산업경쟁력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미국을 비롯한 서비스 선진국의 수준을 100점 만점으로 봤을 때 국내 응답업체들은 스스로의 평점을 평균 67.0점으로 매긴 바 있다.
◇ 문화-디지털콘텐트 강화에 주력
이번 3단계 대책은 이같은 서비스업 가운데서도 21세기 국내 경제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문화콘텐트와 정보통신 강국에 걸맞는 디지털콘텐트 분야를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미 미국은 디즈니 등 콘텐츠 기업 보호를 위해 지적재산권 강화를 골자로 하는 통상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우리와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과 중국도 지난 2004년에 이미 7대 성장산업으로 콘텐트산업을 선정해 연구개발(R&D) 지원을 강화하거나 동만게임산업진흥기지를 설립해 콘텐트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정부 대책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환경에 처해있는 서비스업 분야 규제와 제도를 제조업 수준으로 맞춰주는 한편 선진국 콘텐트에 잠식당하고 있는 분야에 대해 세제나 금융상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을 대폭 포함하고 있다.
미국이라는 골리앗과 맞서 선전해 온 국내 영화나 음반업계에도 세제 감면 혜택을 제공하거나 세계 최강국인 우리나라 e-스포츠에 맞게 국산 게임물 개발을 유도하며 국내 드라마 등 인기 프로그램과 관광을 연계하는 사업 등은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되는 분야다.
또 이들 분야는 새로운 고용을 창출하는데도 상당부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대책 실효성 확보가 관건
이처럼 다양한 대책들이 추진될 예정이지만, 무엇보다 지속적인 점검과 보완을 통해 대책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앞서도 지난해 12월에 제1단계 서비스업 종합대책에 이어 올 7월에 제2단계 종합대책을 차례로 내놓았지만, 프랜차이즈 활성화나 교육 및 의료기관 경쟁력 강화, 저렴한 골프장 공급, 해양스포츠 활성화 등에서 구체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책에서도 공립극장의 국내 창작작품 대관료 인하나 기업들의 메세나 활동 유도, 국산게임의 국제 e스포츠 대회 종목화 등 즉각 현실화되기 어렵거나 정부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를 어떻게 추진하느냐가 숙제로 남아있다.
아울러 문화 콘텐트의 창작이나 생산, 유통 등에 대한 지원 뿐만 아니라 무분별하게 퍼져있는 불법적인 콘텐트 복제와 유통, 지적재산권 침해 등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계도나 단속을 강화하는 것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