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수연기자] 경선을 닷새 앞두고 14일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합동연설회는 뜨거운 열기 속에서 비교적 질서 있게 진행됐다.
전날 `검찰발` 도곡동 땅 변수가 이날 연설회에서 어떻게 작용할 지 관심이 모아졌지만 이명박, 박근혜 두 후보간의 공방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눈물`은 없었지만 감성지수는 최고였다. 이명박 후보측은 박근혜 후보가 대구 경북에서 눈물로 호소할 것이라며 이날 상황을 예견한 바 있다.
"아버지는 가난한 대통령이었다,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도금이 벗겨진 낡은 벨트에 의사는 아버지를 알아보지 못했다" "오늘따라 두분이 너무도 보고 싶다"
"남편 자식과 따뜻한 밥상에 둘러 앉는 행복, 저라고 누리고 싶지 않았겠느냐"
이날 박 후보가 눈물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TK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고향 대구`를 강조하는 박근혜 후보에 맞서 이명박 후보도 질세라 경상도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어떤 분이 저한테 `대통령 후보로 마음에는 드는데 고향 사람이 아니라서..` 라고 하시더라"며 "포항 동지상고 야간부 나왔고, 어머니는 대구 반야월 과수원집 딸이고, 아내는 대구여중고 나온 대구사람"이라며 `남이 아님`을 강조했다.
○..연설회나 토론회때마다 편안한 분위기 만들기에 앞장서는 홍준표 후보는 이날도 여유있는 연설로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톡톡히 했다.
홍 후보는 서로 검증공방을 벌이고 있는 이-박 두 후보를 겨냥, "저는 검사, 국회의원으로 25년간 공직에 있었다"며 "돈·병역·여자·세금문제 뭐 하나 거리낄 게 없고, 정치공작도 없고 뒷조사할것도 없고, 싸움도 제일 잘한다"며 "그런데 희안하게 여러분은 힘든 양쪽에 줄을 쫙 서서 고생하고 있다"며 청중을 웃겼다.
또 "어제 검찰이 도곡동 땅에 대해 이상하게 발표했는데.."라고 말문을 연 후 "그거 주인 없으면 나 주세요"라며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수용규모 6000석의 체육관을 꽉 채운 지지자들은 비교적 성숙된 자세를 보였다. 지난 제주연설회와 경기연설회에서 지지 후보의 연설이 끝나면 썰물처럼 빠져나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행태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또 상대 후보가 연설을 할 때 야유를 보내거나 맞받아치려는 지지자들이 간혹 있었지만 곧바로 제지하는 등 양 후보 진영은 극도로 조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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