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 명의로 된 시세 50억원 정도의 강남 빌라에 살고 있고, 보유 재산이 380억원 정도 된다.”
그는 또 “엔터테인먼트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연예인들을 상대로 대부업을 한다”며 자신의 재력을 과시했다. VIP 전용 카지노 회원이라며 “원주에 160채나 되는 오피스텔을 보유하고 있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카페 회원들은 그의 화려한 이력에 감탄했고, 특히 피해자 B씨는 그를 믿을 만한 사업가로 여기게 됐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거짓이었다. 실제로는 특별한 직업도 없고, 운영하는 회사도 없었으며, 본인 명의 재산조차 없는 상황이었다.
“필리핀 아바타 도박, 이기면 10% 이자까지 드려요”
2021년 11월 11일, A씨는 피해자에게 달콤한 제안을 했다. “필리핀 아바타 도박(필리핀 카지노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 생중계되는 현황을 보고 필리핀에 있는 제3자에게 지시를 내려 대리 베팅을 하는 방법의 도박)을 하는데 돈을 빌려주면 게임에서 승리하는 경우 원금에 10% 상당의 이자를 더하여 반환하고, 패배하는 경우 원금만 반환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 A씨는 도박에서 패배하는 경우 차용한 금원의 원금을 반환할 능력이 없었고, 도박에서 승리하는 경우에도 그 원금과 이익금을 피해자에게 교부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
재력가로 알고 있던 A씨의 제안에 B씨는 의심 없이 첫 송금을 했다. 2021년 11월 11일, 906만원이 A씨가 지정한 계좌로 입금됐다.
첫 거래 이후 A씨는 같은 방법으로 계속해서 돈을 요구했다. B씨는 A씨가 약속한 원금과 이자를 받지 못했지만, 그의 화려한 배경을 믿고 계속 돈을 빌려줬다.
2021년 1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총 19차례에 걸쳐 B씨는 A씨에게 1억1251만원을 송금했다. 그러나 약속된 원금은커녕 이자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뒤질 줄 알아”... 변제 독촉에 협박까지
A씨가 B씨로부터 받은 돈은 모두 도박 자금으로 사용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인터넷 바카라 사이트에서 2억8180만원을, 필리핀 아바타 도박에서 5131만원을 베팅했다. 총 3억3000만원이 넘는 거액이 도박에 탕진된 것이다.
A씨는 B씨 외에도 다수의 채권자들로부터 돈을 빌린 상황이었다. 도박에서 이기든 지든 상관없이 애초부터 돈을 갚을 능력도, 의사도 없었던 것이다.
2022년 3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B씨가 돈을 돌려달라고 독촉하자 A씨의 본색이 드러났다. 그는 메신저로 “니년말대로 도박자금 잘썼고”, “다시 한번 연락했을 시엔 내가 뭐하는 사람인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똑똑히 보여줄게”라며 협박했다.
전화로는 “변호사에게 니 집을 찾아내라고 했다”, “전에 니 집에 데려다준 대리기사에게 연락해서 집을 알아내려고 했다”며 더욱 구체적으로 위협했다. 피해자를 기망해 거액을 편취한 것도 모자라 협박까지 한 것이다.
법원 “죄질 매우 불량”…징역 1년 6개월 선고
결국 A씨는 B씨의 고소로 수사기관에 붙잡혔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도 도주해 잠적하는 등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7단독 장수진 판사는 지난달 “상습으로 도박을 하고, 허위로 재력을 과시하여 도박자금을 빌린 후 이를 갚지 않고 오히려 변제를 독촉하는 피해자를 협박하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특히 A씨가 이전에도 동종 사기죄로 벌금형 1회, 징역형 집행유예 1회를 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상습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