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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은 금리 내리고, 유럽은 올리고…'마이웨이' 각국 중앙은행

박종화 기자I 2023.06.20 13:58:09

中, 10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日도 완화적 통화정책 고수
ECB 금리, 22년 만에 최고…연준도 연내 추가인상 시사
경제주기 디커플링에 각국 중앙은행 각자도생 나서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 인상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중국 인민은행은 기준금리를 낮춰 부양에 나섰다. 각국 경제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심화한 현실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AFP)
◇中, 경기 살리려 통화 완화…美·유럽은 ‘인플레 잡기’에 주력

미 경제전문매체 CNBC 등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1년 만기 기준 연(年) 3.65%에서 3.55%로 0.1%포인트(p) 낮췄다. 5년 만기 LPR도 연 4.30%에서 4.20%로 낮아졌다. 인민은행이 LPR을 인하한 건 지난해 8월 이후 열 달 만이다. 인민은행은 지난주 단기정책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정부가 금리를 낮춰 경기 부양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에릭 주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둔화하는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선 더 적극적이고 광범위한 통화 완화가 필요하다”며 “하반기엔 지급 준비율과 대출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일본은행(BOJ) 역시 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단기금리를 연간 마이너스(-)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 변동폭을 기존과 같은 ‘0%에서 ± 0.5% 정도’로 유지하기로 했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 전환에 신중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BOJ는 2016년 이후 7년째 단기금리를 연 -0.1%로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 연준이나 ECB와 상반된다. ECB는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3.75%에서 4.00%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날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지만 점도표를 통해 연내 2차례 금리를 추가 인상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ECB는 시차 두고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

전문가들은 각국 경제가 긴밀하게 연결돼 있던 과거와 달리 디커플링이 심화하면서 각국 중앙은행의 대응도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물가만 해도 나라별 사정이 매우 다르다. 유로존의 경우 6%가 넘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강한 통화 긴축 정책을 펴고 있지만, 일본은 반대로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ING 독일에서 글로벌 거시경제 리서치 책임자를 맡고 있는 카르스텐 브제스키는 “(통화정책 차이는) 글로벌 경제가 더 이상 동조화돼 있지 않고 (국가별로) 경제주기가 매우 다르다는 걸 보여준다”고 CNBC에 말했다.

다만 연준과 ECB는 비슷한 행보를 걸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도 0.75%p씩 올리는 것) 등 매파적 통화정책을 펴던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꺾이면서 신중해진 것처럼 유로존 역시 인플레 둔화 움직임 속에 ECB가 금리 동결이나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브제스키는 “미국 경제가 유로존 경제보다 몇 분기 정도 선행하기 때문에 연준도 (통화정책에서) ECB에 (시점상) 앞서 있다”며 “9월 회의 이후 ECB도 금리 인상을 중단해야 하는지 논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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