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메리츠’ 이후 메리츠금융그룹의 ‘효율 경영’ 행보는 더욱 빨라질 예정이다. 기존 그룹 내 3개의 상장사가 있는 체제에서는 내부통제, 법규준수 등의 이슈로 핵심 투자기회를 놓치거나 중요 의사결정이 지연되는 등의 어려움과 함께 계열사 임직원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에도 제약이 있었다. 반면, 지배구조 개편 후에는 효율적인 자본 배분을 바탕으로 사업 대부분의 권한을 계열사에 맡기고 중요한 이슈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유기적인 조직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은 메리츠금융그룹 조정호 회장의 ‘경영권 승계 포기’ 결단으로 가능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기준 메리츠금융지주 지분 75.81%를 보유하고 있는 조 회장의 지분율은 주식교환으로 인해 47%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중기주주환원 정책 발표도 이목을 끌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23년 회계연도부터 중장기적으로(3년 이상)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배당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을 통해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메리츠화재는 1922년에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손해보험회사이자 보험업계 최초로 지난해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보험사다. 메리츠증권은 메리츠금융그룹의 주력 자회사로 서울 명동에 있는 한진빌딩에서 한일증권주식회사(1973년)로 설립됐고, 1992년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11월 증권과 화재를 상장폐지하고 지주 아래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공시했다. 지난 2월 21일 메리츠화재의 상장폐지는 완료됐으며 4월 25일 메리츠증권의 주식이 상장폐지 되면서 주식교환 절차가 마무리됐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은 안정적인 수익성을 바탕으로 한 효율적인 자본 배분을 통해 이전보다 유기적인 재무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서로 간의 시너지와 전문성을 제고하고, 시장 안정화에 기여하기 위해 금융 생태계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