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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미국 클라우드기업 ‘드롭박스’(Dropbox)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월가에선 올해 최대 IPO 건이 될 거라며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드롭박스가 상장을 위한 금융·증권사를 물색하고 있으며 올 연말이면 기업공개를 할 수 있으리라고 로이터통신이 1일(현지시간)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몇 주 이내에 투자은행들과 인터뷰를 진행할 계획이다. 드롭박스는 이와 관련한 답변을 거부했다.
드롭박스는 창업주인 드론 휴스턴이 2007년 설립한 클라우드 기반 파일 저장 서비스 기업으로 구글이나 애플 같은 대기업을 빼면 가장 유명한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다. 2015년 매출액은 5억달러(약 5700억원)으로 추산된다. 창업주 휴스턴은 올해 매출이 10억달러를 넘으리라 전망했다. 또 기업가치는 100억달러(약 11조4500억원)로 꼽힌다. 비상장기업 중 기업가치가 10억달러를 넘는 기업을 칭하는 ‘유니콘’을 넘어 100억달러를 넘는 ‘데카콘’에 등극한 것이다. 설립 3년차인 2009년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10억 달러 인수를 제안했으나 이를 거절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번 IPO는 드롭박스가 실제로 100억달러에 가까운 가치가 있는 기업인지를 가늠할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드롭박스의 최대 경쟁자인 ‘박스’는 2015년 상장에서 약 16억7000만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앞선 시장 추정치 24억달러의 3분의 2 수준이다.
드롭박스의 상장 추진설은 올 초부터 꾸준히 나왔었다. 그러나 이 계획이 현실화할지, 또 제대로 평가받을지는 미지수다. 드롭박스 같은 미국의 신흥 IT 공룡의 상장은 늘 관심을 받았으나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식 투자자는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직접 투자자와 달리 당장의 수익성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이들 신흥 IT기업은 성장성은 있지만 당장 수익성은 낮은 게 보통이다. 택시 배차 서비스 기업인 우버 테크놀러지와 숙박 공유 서비스 기업 에어비앤비는 주식시장에서 자신에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없다는 우려에 상장하지 않고 있다. 휘발성 메신저 앱 스냅챗을 운영하는 스냅도 최근 큰 관심 속에 상장했으나 수익 모델을 창출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가총액은 210억달러(약 24조원)로 커졌지만 투자자는 손실을 보았고 애널리스트는 평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편 미국 내 IT 벤처기업의 상장 규모는 2014년 340억달러에서 2015년 67억달러로 그 규모가 축소됐다. 지난해는 29억달러에 그쳤다. 드롭박스의 상장 추진이 더 큰 관심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