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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거인’ 앞…강당 바닥에 엉덩이 붙인 코오롱 직원들

최선 기자I 2016.12.28 11:05:17

선천성 왜소증 이금자 씨의 폐종이컵 수거 봉사 강연

코오롱 임직원들이 28일 코오롱그룹 과천 본사 강당에서 선천성 왜소증인 이금자 씨의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코오롱 제공.
[이데일리 최선 기자] “보시는 것처럼 제 키는 1m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제가 올해 곳곳을 다니며 수거한 종이컵은 5t입니다. 버려진 종이컵이 장학금으로 쓰이는 걸 보면 저처럼 작은 사람도 무언가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란 사실에 뿌듯해져요.”

28일 코오롱(002020)그룹 과천 본사 강당 바닥에 회사 임직원 200여명이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평소 강당에서 사용하던 의자는 모두 치웠다. 강연자로 나선 ‘작은 거인’ 이금자(61) 씨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였다. 이씨는 선천성 왜소증으로 신장 102cm, 체중 32kg의 작은 몸을 가졌다.

몸집은 작지만 그의 나눔 의지는 누구보다 크다. 이씨는 9년째 폐종이컵을 수거해 모은 돈으로 장학금을 기부하고 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씨가 수거한 종이컵만 633만개(21.1t)에 달한다. 이런 선행이 알려져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우정선행상 본상을 전달했다.

이씨는 이날 강연에서 “처음에 난 버려진 종이컵 같았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으로 종이컵을 줍기 시작하면서 사람 대접을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앞으로도 폐종이컵을 모아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을 꾸준히 돕겠다는 게 이씨의 다짐이다.

그는 이날 강연을 경청한 코오롱 임직원을 향해 “작은 나를 배려해 오늘 불편함을 견디며 바닥에 앉아 얘기를 들어줘서 고맙다”는 감사의 말도 전했다.

이씨의 강연 이후 임직원들은 본사 로비에 설치된 인벤트리(inventory(재고) + 크리스마스 트리)로 이동해 직접 기부에 참여했다. 코오롱은 연말을 맞아 과천 본사와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 구미공장, 평창자연휴게소 등에 폐자재와 재고 의류를 활용해 만든 재활용 트리인 인벤트리를 설치했다.

임직원들은 트리를 해체하면서 2000원씩 기부했다. 모인 기부금은 내년 초 신학기를 앞둔 저소득층 아동을 위한 학용품 세트인 드림팩 제작에 사용된다.

한동진 코오롱인더스트리 주임은 “아픔을 딛고 작은 힘으로 세상을 바꾼 이씨의 이야기에 나 스스로를 돌이켜 볼 수 있었다”며 “봉사의 의미를 되새기며 내년에는 나도 어려운 이웃과 더 많이 나누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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