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문영재 기자] "나도 2주에 한 번 치킨을 사 먹는데 좀 비싸다는 생각을 한다." "롯데마트의 통큰치킨은 구매자를 마트로 끌어들여 다른 물품을 사게 하려는 `통 큰 전략` 아닐까요."
앞 문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한 말이고, 뒤 문장은 청와대 정무수석이 한 말이다. `높으신 분`들의 걸러지지 않은 발언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16일 청와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하루 전인 15일 공정위 업무보고에 앞서 롯데마트의 `통큰치킨`에 대해 나눈 이명박 대통령과 정진석 정무수석 간 `비공개` 환담내용이 일부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정 수석에게 통큰치킨에 대해 물었고 정 수석은 "롯데마트가 5000원씩에 팔던 통큰 치킨을 영세 자영업자들의 반발로 16일부터 판매를 중단한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나도 2주에 한 번 치킨을 사 먹는데 좀 비싸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통큰치킨을 부활시켜라", "내가 생각해도 치킨값 너무 비싸다", "프랜차이즈 치킨업체의 폭리로 서민들 허리만 휜다"등의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는 논란의 확산을 막기 위해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환담 후 업무보고 장소에 들어서면서 영세소상공인과 소비자 관점을 다 봐야하지 않겠나" 정도로 가볍게 언급한 것에 불과하다고 의미를 축소했다.
대통령이 통큰치킨 판매의 적정성에 대한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며 한쪽 측면만 있는 게 아니고 양쪽 모두를 봐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얘기다.
앞서 정진석 수석은 지난 9일 자신의 트위터에 일반 치킨집의 3분의 1 수준인 롯데마트의 `초저가` 치킨 판매를 두고 "영세한 치킨집들이 울상을 지을 만 하다"고 의견을 남겼다.
그는 "롯데마트의 통큰치킨은 구매자를 마트로 끌어들여 다른 물품을 사게 하려는 `통 큰 전략` 아닐까요"라며 통큰치킨이 미끼상품일 것이라는 추측까지 제기했다. 정 수석이 이런 입장을 내놓은 뒤 1주일 만에 롯데마트는 결국 사업을 접었다.
이해가 복합하게 얽힌 사안에 대해 `높으신 분`들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은 시장에 혼란을 준다. 나아가 그 분들의 의중에 민감한 관계자에게는 어떻게 하라는 `시그널`로 읽힌다.
이런 식의 발언은 `뜨거운 이슈`에 대해 혼란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청와대나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인터넷이나 트위터 등을 통해 언제든 자신의 의견을 노출시킬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발언에 신중을 기해야한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공인의 경우 아무리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 하더라도 시장에 간섭하게 된다"며 "공정거래에 위배되는 부당경쟁 행위가 아니라면 소비자들에게 최종 판단을 맡기는게 바람직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