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문영재기자] 세계 5위의 자동차메이커 현대·기아자동차도 글로벌 경기침체 한파에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는 22일 조업단축 확대와 관리직 임금동결 등을 골자로 한 비상경영체제를 공식 선언했다.
◇ "재고가 쌓이고 있다"..경영악화 본격화
글로벌 자동차메이커들의 감산과 감원 소식이 잇따르는 가운데 현대·기아차도 내부적으로는 국내 감산과 함께 사실상의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현대·기아차의 이날 비상경영의 공식선언은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다. 그 만큼 경영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방증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 일각에서는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내년 1분기 이후에 비상경영을 대외적으로 공표하자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재고물량이 하루가 다르게 쌓이고 늘고 있는데 더 늦출 경우 실기할 수 있다는 주장이 우세했다.
실제로 현대·기아차는 이날 해외판매 재고 물량까지 이례적으로 공개하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현대·기아차가 밝힌 해외재고분은 106만대(3.9개월 물량)에 달한다.
◇ 임금동결, 全계열사 확대땐 대상자만 2만명..승진인사 최소화
이날 현대·기아차가 비상경영을 선포하면서 눈에 띄는 대목은 관리직 임금 동결이다. 현대·기아차는 전 임직원이 각오를 새롭게 하며 위기극복에 동참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비상관리체제를 전 사업장으로 확대하고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임직원들이 모두 동참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비상경영 선포는 비단 현대·기아차 뿐만 아니라 조만간 현대차그룹 전 계열사로 파급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전체의 보직 등을 갖고 있는 과장급 이상 관리직 인원은 모두 2만여명에 달한다.
현대차그룹은 관리직 임원동결 이외에 올 승진인사를 최소화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 시나리오별 대응 이제 시작(?)..상황악화땐 비상경영 폭 확대
경기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내년도 사업계획을 아직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현대·기아차의 비상경영 선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시나리오별 대응 가운데 첫 단추로 재고가 쌓이고 판매가 계속 부진할 경우 사업 구조조정은 물론 인원 감원도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대 기아차는 인력조정에 대해선 현재로선 손을 가로젓고 있다. 인위적 인력조정 의사를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지금은 관리직 임원동결 수준이지만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되면 조업단축이나 임금동결 대상, 감원 등의 폭이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과거 70년대 오일 쇼크와 지난 97년말 환란때 등 위기에 봉착했을때 최후의 수단으로 큰 폭의 감원과 사업 구조조정에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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