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쑥쑥크네! 중국차)②해외차 `중국行` 러시

김경인 기자I 2006.11.22 16:31:44
[이데일리 김경인 김유정기자] `중국차는 세계로, 세계의 차는 중국으로!`

중국 자동차 시장의 변신이 심상치 않다. 체리와 질리 등 중국 메이커들은 글로벌 경쟁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한편, 내로라하는 선두기업들은 세계 최대 시장 공략을 위해 중국을 향해 부지런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기회이자 위기인 중국시장을 어떻게 요리할지 대응책 마련에 여념이 없다.


▲ 오토 차이나 2006(차이나데일리)

◇中 "15년만 기다려라"..美꺾고 세계 1위
 

중국 자동차시장은 올해 일본을 가뿐히 제치고 조만간 미국의 아성마저 위협할 태세다. 눈부신 경제성장과 이에 따른 중국인들의 가처분 소득 증가가 성장의 원동력으로 해석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2020년이면 중국 시장규모가 미국도 앞지르게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매년 50%가 넘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2020년이면 판매량 2000만대로 미국(연1700만대)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차이나데일리는 최근 웨이젠궈 상무부 부부장을 인용, 중국이 10년내 자동차 수출규모를 1200억달러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는 전 세계 자동차 교역량의 10%에 달하는 규모. 현재 0.7%에서 10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다.  

◇글로벌 메이커, 중국에 `러브콜` 경쟁 

중국 시장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중국을 단지 `생산기지`로만 봐왔던 해외 업체들의 시선도 변했다. 중국 생산과 영업을 확대하고 우수 인력을 확보하고 모델 라인업을 늘리며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한창이다.

도요타는 최근 `코롤라` 세단의 월드 프리미어를 베이징에서 개최, 달라진 중국의 위상을 증명했다. 그간 도쿄나 LA에서 프리미어를 개최해 왔던 것과 달리 노골적으로 중국에 의미를 부여해 주변국들을 바짝 긴장하게 만들었다.

중국서 제품을 생산·조립해 해외로 역수출하는 사례는 이미 많다. 앞으로 더 증가할 전망이다. 혼다는 작년부터 유럽 수출용 소형차를 광저우에서 생산중이며,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현재 체리와 협상을 진행중이다.

중국의 싼 땅값과 노동력을 이용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중국 공략도 강화하겠다는 계산이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다임러 등이 일제히 북미 생산을 줄이고 대대적인 감원을 단행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덩치 불리기에 바쁘다.

이를 위해 최근 해외 주요 경쟁사들의 경영진들이 앞다퉈 중국을 방문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브랜드 담당 헤드 볼프강 버나드는 최근 방중에서 "중국보다 더 중요한 시장은 없다"고 선언했다.

베이징 생산공장 확장을 기념해 방중한 다임러 크라이슬러의 톰 라소다 이사는 "매출의 91%가 북미지역에서 창출되고 있어, 이를 중국을 포함한 세계 다른 지역으로 분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회는 살리고, 위기는 넘어라`

중국의 급부상은 해외 경쟁사들에게 또 다른 골칫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수십개의 크고 작은 업체들이 무작위로 기술 및 디자인 베끼기를 일삼고 있고, 해외 기업들에게 익숙했던 `게임의 법칙`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산업은 그간 규모의 경제와 지속적인 기술 투자를 요하는 자본집약적 사업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중국 선수들의 등장으로 졸지에 노동집약적 사업의 형태를 갖춰가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해외 경쟁사들의 기술과 디자인을 도용한 뒤 값 싼 노동력을 투입, 상상을 초월하는 저가의 차를 생산해 낸다. 다임러의 추정에 따르면, 미 노동자 1명의 임금이 중국 노동자 18명의 임금과 맞먹는다고.

상하이 메이플그레이트 월 등은 심지어 자동차 투입된 원자재 철강의 가격보다 더 싼 값에 자동차를 판매한다. 외국 기업들이 기술 도용과 중국 정부 보조금 지원 등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이다.  

중국은 아울렛과 같이 한 매장에서 모든 브랜드의 자동차들을 판매한다. 한 구석에서는 등록 절차까지 모두 이뤄지고 있어, 매장 한 곳만 방문하면 원스톱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판매 방식에 익숙하지 않는 외국 업체들에게는 당황스러운 노릇이다. 더구나 일괄적으로 비교할 경우 소비자들의 관심이 가격에 쏠릴 가능성이 높아, 저가의 `메이드 인 차이나`가 유리할 수 밖에 없다.

나날이 악화되는 중국의 대기와 교통상황도 걱정스럽다. 경제 규모에 알맞는 환경 및 안전 규정을 갖추라는 국제 사회의 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여, 일차적으로 자동차 산업에 제재가 가해질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WSJ는 이 같이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혼란한 중국 상황을 가르켜 `골드러시와 인터넷 붐, 시끌벅적한 1920년대가 21세기식 포장지에 한꺼번에 싸여있는 격`이라고 표현했다. 중국이 이끄는 차세대 자동차 시장에서 누가 승자 혹은 패자가 될 것인지, 경쟁은 이제 다시 시작됐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