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서 1조원 규모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 검거

정재훈 기자I 2023.02.14 10:48:35

지난해 6월부터 순차적 검거…총 10명 구속
범죄수익금 566억원 기소전 몰수·보전 인용
경찰 "사이버도박 근절위해 추적·검거 총력"

[의정부=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말레이시아에서 1조 원 규모에 달하는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과 범죄단체 등의 조직 혐의로 총책 A(40)씨와 B(39)씨 등 30명을 검거해 이 중 10명을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이 압수한 각종 신용카드와 휴대폰.(사진=정재훈기자)
A씨 등은 지난 2014년 1월부터 약 8년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루에 사무실을 차리고 1만여 명의 회원을 유치해 스포츠토토, 사다리 등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4년께 말레이시아로 건너가 사이트 운영을 시작한 A씨는 자신의 친구 등 지인으로만 조직을 꾸려 운영팀과 인출팀, 계좌팀 등 하부 조직을 나퉈 조직을 운영했다.

여기에는 A씨의 친구인 국내 대기업 IT부서 간부도 가담, 국내에서 주말 등 휴일을 이용해 원격프로그램으로 도박사이트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했다.

특히 이들은 고액 베팅자 관리와 도박 수익 출금 등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조직과 협업해 철저하게 고객들을 관리했다.

이렇게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한 결과 수익금을 못 받을 걱정이 없는 곳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급격하게 회원이 늘어났다.

범죄 조직도.(그래픽=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이들이 운영하는 도박사이트의 입금 규모는 1조 원을 웃돌았으며 이 과정에서 A씨 등이 얻은 수익금은 최소 566억6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의 범죄수익금 전액을 기소 전 추징 보전 신청했으며 지난달 18일 법원으로부터 인용 결정을 받았다.

약 1년전 이들의 범행에 대한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말레이시아 공안의 협조를 받아 수사에 착수 지난해 6월 국내에서 운영팀장과 인출책 등 4명을 검거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초까지 국내와 말레이시아에서 30명을 붙잡았다.

A씨 등 총책 2명의 검거를 위해 경찰은 인터폴 적색수배와 여권무효화 조치를 진행하는 동시에 말레이시아 공안과 협조를 통해 지난해 11~12월 이들을 국내로 송환했다.

아울러 현재 말레이시아에 남아있는 것으로 보이는 공범 3명도 추적 중이다.

경찰은 “여전히 활개치고 있는 ‘사이버도박’의 근절을 위해 조력자는 물론 행위자까지 끝까지 추적·검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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