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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민 68.4%가 인문학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반면 인문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는 그 절반인 27.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문학에 대한 인식도 ‘내용이 어렵고 추상적’이라는 반응이 가장 많았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함께 우리 사회의 인문정신문화 인식 수준 등을 파악하는 인문정신문화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우리 사회에 인문학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68.4%에 달했고 ‘보통이다’는 응답이 27.7%, ‘그렇지 않다’가 3.9%로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은지에 대한 질문에는 ‘보통이다’라는 응답이 40.8%로 가장 많았고 ‘그렇지 않다’가 31.5%, ‘그렇다’가 27.7%였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은 소득과 연령이 높을수록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20대 24.1% △30대 22.3% △40대 27.6% △50대 이상 35.3%였다. 가구 소득 수준별로는 △100만원 미만 16.1% △200만 원 이상 300만 원 미만 23.0% △400만 원 이상 500만 원 미만 30.8% △500만 원 이상 600만 원 미만 35.7%로 조사됐다.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인간 본연의 문제를 다루며 삶의 가치와 의미를 성찰하므로’가 64.8%(1+2순위 기준)로 가장 높았다. 다만 세대별 조사결과에서 20~30대 젊은 세대는 인문학의 실용성 측면에 관심이 있는 반면 40~50대 이상 기성세대는 인문의 사회적 가치에 더 의미를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의 한계점에 대해서는 ‘내용이 어렵고 추상적이라 접근성이 낮기 때문에’이라는 응답이 39.3%로 가장 많았다. ‘취업 및 직장업무에 직접적 관련성이 적기 때문에’가 25.2%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인문 관련 프로그램의 인지경로는 인터넷정보·블로그(42.3%), 방송·언론매체(40.7%), SNS(34.8%) 순(1+2순위 기준)으로 나타났다. 인문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참여하는 프로그램은 역사(60.4%), 문학(55.6%), 문화예술(46.2%), 철학(32.2%) 순(복수응답 기준)으로 조사됐다. 인문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이용하는 시설은 도서관이 41.1%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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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하는 주된 요인은 ‘정보의 부족’(42.1%)과 ‘시간부족’(24.2%)이었다. ‘교육비 부담’ 요인도 월 100만 원 이하 저소득 가구가 12.3%로 월 600만 원 이상 가구 4.2%보다 3배 가까이 높게 나타나 저소득층에게는 비용도 인문프로그램 참여의 장애요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문프로그램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는 ‘시민 의식수준과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정치, 경제, 경영 등 사회전반에 대한 정보를 다루며 실용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54.2%로 가장 높았다. ‘문학·사학·철학 기초에 집중해 인문학문의 본질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5.9%로 가장 낮았다. 인문 전공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일반 국민의 응답결과와 유사하나 ‘현대사회의 시대적 흐름을 이해하고자 생활과학, 자연과학, 생명과학, 공학 등을 다루며 인문프로그램의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24.6%로 일반 국민 16.6%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최근 인문학 열풍으로 불릴 정도로 사회 저변에서 인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법상 인문의 두 가지 영역인 인문학과 인문정신문화에 대한 우리 사회의 전반적 환경을 파악·진단하고 수요자 측면에서 인문 정책의 지향점을 설정하기 위해 처음으로 실시됐다.
문체부 관계자는 “조사 결과 많은 국민이 인문가치의 사회적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나 기존 인문학을 어렵고 추상적이라고 느끼고 있는 점, 인문프로그램 참여 후에 사회활동과 봉사 참여 의사가 높아진 점은 시사하는 점이 크다”며 “앞으로 세부 조사결과에 나타난 세대별 관심 사항과 이용 시설, 참여 장애요인 등을 고려해 누구나 쉽고 친숙하게 생활 속에서 다양한 인문 프로그램을 접하고 이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 방안을 강화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