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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마트 이어 백화점 사업 정리 추진…中 유통사업 접는다

송주오 기자I 2018.07.29 19:39:33

지난 2008년 현지 진출 이후 10년 만
中 사드 보복 이후 매출 감소 반등 기미 없어
베트남·인니 등 동남아 시장으로 확장

롯데백화점 중국 선양점. (사진=롯데)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롯데그룹이 중국 내 마트 매각에 이어 백화점 사업까지 접는다. 사실상 중국에서의 유통 사업에서 손을 떼는 셈이다. 대신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에서 유통 매장을 확장하며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눈길을 돌릴 방침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최근 중국 백화점 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2008년 현지 기업과 합작 형태로 베이징 황푸징 지역에 연 1호점을 포함, 현재 총 5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건물을 빌려 쓰고 있는 톈진 두 개 점포와 웨이하이점 등 세 곳이 우선 철수 대상이다. 임차 계약 기간이 끝나지 않아 영업권을 다른 기업에 양도하거나, 중도해지 이후 해약금을 내는 것을 저울질 중이다. 백화점뿐 아니라 호텔, 극장, 테마카프 등이 함께 있는 롯데타운의 일부인 선양점·청두점의 경우엔 일단 영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롯데가 마트에 이어 백화점 사업까지 ‘단계적 철수’에 나선 것은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감소한 매출이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다.

롯데에 따르면 2016~2017년 중국 내 백화점 부문에서 연간 약 7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적자 규모를 줄이지 못했다. 매출 역시 2016년 970억원에서 지난해 760억원으로 21% 쪼그라들었다. 올 1분기 실적은 매출 200억원, 영업손실 160억원이었다. 중국 진출 이후 10년 간 백화점 부문 누적 적자가 5000억원에 안팎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적자가 계속 쌓여 롯데쇼핑 재무구조에 부담이 됐다”며 “사드 보복 역시 가시적으로 풀린 게 없었다”고 철수 배경을 설명했다.

롯데마트 매각·폐점은 한두 달 안에 완료할 방침이다. 112개 매장 중 96개 점포를 운영 중인 화동법인과 화북법인은 지난 5월 매각했다. 남은 14개 점포는 쪼개 매각하거나 폐점할 계획이다.

중국 유통사업에서 손을 떼는 대신 동남아 시장으로 영역 확장에 나선다.

롯데는 베트남 내 호찌민·하노이 두 곳에서 백화점을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는 13개가 있다. 지난해 롯데면세점 다낭공항점을 연 데 이어 이달 초엔 휴양지 나트랑(냐짱)에 2호 매장을 열었다. 인도네시아에선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점 한 곳과 46개의 롯데마트 및 롯데슈퍼를 운영 중이다. 100개 이상으로 점포 수를 늘리는 게 목표다.

롯데 관계자는 “해외 유통 부문에서 수익성 위주로 사업 재편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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