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中사드보복에도 항공株 사라”…왜?

유재희 기자I 2017.03.06 09:47:05

항공주 주가, 최근 3거래일간 7~9% 급락
중국인 한국 입국자수 감소 불가피
"실적 영향 미미…오히려 日입국자수 증가 주목"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그동안 계열지원 부담과 재무구조 악화, 산업 내 경쟁 심화 등으로 증시 랠리에서 철저히 소외됐던 항공주가 중국 정부의 ‘한국행 여행상품 전면 판매금지 조치’라는 사드 보복까지 맞닥뜨리게 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중국에 각각 34개, 32개 노선을 운항 중이고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최근 공격적인 노선 확장에 나서고 있었던 만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 시점이 항공주에 대한 비중을 확대할 때라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대한항공(003490)은 중국의 한국관광 금지 조치 소식이 전해진 지난 3일 4.77% 하락한 것을 비롯해 이달 들어서만 9% 넘게 급락 중이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020560)제주항공(089590)도 각각 8.9%, 7.6%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관광당국인 국가여유국은 지난 2일 오후 20개 주요 여행사를 불러 이달 15일부터 한국행 여행상품 판매를 전면 금지하라고 지시했다. 항공사들은 이미 지난해 우리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의 단체관광객 20% 제한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던 상황에서 또다시 직격탄을 맞게 된 것.

이번 조치로 중국인의 한국 입국자수가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 중국 정부가 한국에 앞서 여행객 축소 조치를 취했던 대만은 30% 축소 지침 이후 실제 여행객이 40%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 한국 입국자수는 800만1132명으로 전년대비 35.5% 증가했다. 이는 한국에 입국하는 외국인 중 가장 많은 규모다. 2위인 일본의 지난해 한국 입국자수는 232만1842명에 그쳤다.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는 이유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이번 조치가 국내 항공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신증권은 “국내 항공사의 국제선 여객 수요는 아웃바운드 위주로 증가하고 있다”며 “풀캐리어 서비스의 중국노선 매출 중 중국인 인바운드 비중은 약 50%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4월 항공통계를 통해 전체 여객수가 감소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후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도 “그동안 중국인 입국자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수혜를 본 항공사는 한국 항공사가 아니다”며 “중국인 입국자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한 시기가 2013년부터인데 중국 항공사의 중국노선 점유율이 그 당시부터 확대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중국인 입국자들이 한국 국적기를 많이 안 탔던 만큼 영향도 미미할 것이란 설명이다. 또한 중국 관광객 증가에 따른 국내 항공사의 주가 상승도 거의 없었다는 것.

오히려 한국 항공시장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일본인 입국자수가 3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엄 연구원은 “엔저에 따른 수요 감소로 월간 30만명 이상에서 10만명 수준까지 감소했던 일본인 입국자수가 지난해부터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절대수치상으로 중국인 입국자수를 상쇄하기에는 부족하지만 비행거리대비 항공료 단가가 높은 일본 노선의 회복은 한국 항공사들의 수익성 측면에서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지금이 항공주에 대한 관심도를 높일 때라며 항공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사드 배치` 논란

- 사드 쇼크…제주 소매점판매 사상 첫 마이너스 - 사드보복·내수부진에 원료값 상승까지…캄캄한 음식료株 - 광주에서 '사드보복'은 남 일..中기업 "韓 콘텐츠 협력"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