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나홀로 호황]③슈퍼리치들 북적대는 부동산시장

김혜미 기자I 2015.03.22 15:14:51
뉴욕 맨해튼 21번가와 1애비뉴에 위치한 에사 베이글에 손님이 들어서고 있다.


[뉴욕= 이데일리 김혜미 특파원] 뉴욕의 3대 베이글집 가운데 하나로 잘 알려진 에사 베이글(Ess-a-bagel)은 지난 1월 이전 문제로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지난 1976년 처음 뉴욕 맨해튼 21번가 1애비뉴에서 문을 연 뒤 한 자리를 지켜왔지만 최근에 바뀐 건물주가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의 월세를 요구하면서 위기에 처했다.

당시 에사베이글 대표인 데이비드 윌폰은 현 건물주인 이스트 21 리테일)이 지나치게 높은 월세를 요구하고 있어 이전이 불가피하다고 알렸고, 이 사실이 보도된 뒤 건물주에 대한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후 월세 인상에 대한 의지가 한 풀 꺾이면서 에사 베이글은 같은 장소에서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기자와 만난 에사 베이글의 한 직원은 “하마터면 40년 가까이 지켰던 자리를 떠날 뻔 했다. 그것은 매우 슬픈 이야기”라고 토로했다.

한때 주춤하던 미국 부동산 시장이 상업용 부동산을 중심으로 강세를 띄면서 뉴욕 맨해튼에서는 이처럼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작은 가게들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오곤 한다. 매매가격이 상승하면서 월세도 동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초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발표한 베이지북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시장은 대체로 안정적이거나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보스턴과 시카고, 세인트루이스에서도 빌딩 공실은 줄어들고 있다. 주거용도 강추위로 인해 일부 거래가 주춤하긴 했으나 보스턴과 필라델피아, 리치몬드, 샌프란시스코 등 많은 지역에서 매매가 증가했다. 뉴욕과 리치몬드, 애틀랜타, 세인트루이스 등지에서 아파트 거래가 늘었고 가격이 상승하면서 월세도 함께 오르고 있다.

부동산업체 더글러스 엘리먼 조사에서는 맨해튼의 경우 특히 소형 아파트 재고가 부족해지면서 지난 2월 한 달간 원룸 월세가 2.5% 올랐다. 맨해튼 시내 소형 아파트 월세는 7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원룸의 경우 평균 2531달러, 원베드룸의 경우 3400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슈퍼리치들의 국가별 부동산 구입 선호도 조사결과(조사 : 나이트 프랭크 프라임 인터내셔널 레지덴셜 인덱스)
투자 수요는 맨해튼을 중심으로 여전히 강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나이트 프랭크 프라임 인터내셔널 레지덴셜 인덱스에 따르면 최소 3000만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최상위 부자들, 이른바 슈퍼리치들의 부동산 구입 리스트의 상단에는 뉴욕과 아스펜이 자리잡고 있다. 이들 지역의 고급 주택가격은 지난해 각각 18.8%와 16% 올랐다.

쿠시먼 앤 웨이크필드의 연간 보고서에서 지난해 미국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제치고 가장 인기가 좋은 부동산 투자처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미국의 부동산 투자금은 전년대비 12% 증가한 4100억달러를 기록했다. 도시별로는 뉴욕 부동산시장에 613억달러의 투자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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