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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이데일리 김혜미 특파원] 뉴욕의 3대 베이글집 가운데 하나로 잘 알려진 에사 베이글(Ess-a-bagel)은 지난 1월 이전 문제로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지난 1976년 처음 뉴욕 맨해튼 21번가 1애비뉴에서 문을 연 뒤 한 자리를 지켜왔지만 최근에 바뀐 건물주가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의 월세를 요구하면서 위기에 처했다.
당시 에사베이글 대표인 데이비드 윌폰은 현 건물주인 이스트 21 리테일)이 지나치게 높은 월세를 요구하고 있어 이전이 불가피하다고 알렸고, 이 사실이 보도된 뒤 건물주에 대한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후 월세 인상에 대한 의지가 한 풀 꺾이면서 에사 베이글은 같은 장소에서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기자와 만난 에사 베이글의 한 직원은 “하마터면 40년 가까이 지켰던 자리를 떠날 뻔 했다. 그것은 매우 슬픈 이야기”라고 토로했다.
한때 주춤하던 미국 부동산 시장이 상업용 부동산을 중심으로 강세를 띄면서 뉴욕 맨해튼에서는 이처럼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작은 가게들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오곤 한다. 매매가격이 상승하면서 월세도 동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초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발표한 베이지북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시장은 대체로 안정적이거나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보스턴과 시카고, 세인트루이스에서도 빌딩 공실은 줄어들고 있다. 주거용도 강추위로 인해 일부 거래가 주춤하긴 했으나 보스턴과 필라델피아, 리치몬드, 샌프란시스코 등 많은 지역에서 매매가 증가했다. 뉴욕과 리치몬드, 애틀랜타, 세인트루이스 등지에서 아파트 거래가 늘었고 가격이 상승하면서 월세도 함께 오르고 있다.
부동산업체 더글러스 엘리먼 조사에서는 맨해튼의 경우 특히 소형 아파트 재고가 부족해지면서 지난 2월 한 달간 원룸 월세가 2.5% 올랐다. 맨해튼 시내 소형 아파트 월세는 7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원룸의 경우 평균 2531달러, 원베드룸의 경우 3400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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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시먼 앤 웨이크필드의 연간 보고서에서 지난해 미국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제치고 가장 인기가 좋은 부동산 투자처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미국의 부동산 투자금은 전년대비 12% 증가한 4100억달러를 기록했다. 도시별로는 뉴욕 부동산시장에 613억달러의 투자가 이뤄졌다.